장바구니 담기 close

장바구니에 상품을 담았습니다.

대군 마마의 정인

대군 마마의 정인

  • 조은조
  • |
  • MUSE
  • |
  • 2016-11-23 출간
  • |
  • 576페이지
  • |
  • 140 X 210 mm
  • |
  • ISBN 9791104910197
★★★★★ 평점(10/10) | 리뷰(1)
판매가

14,000원

즉시할인가

12,600

배송비

무료배송

(제주/도서산간 배송 추가비용:3,000원)

수량
+ -
총주문금액
12,600

※ 스프링제본 상품은 반품/교환/환불이 불가능하므로 신중하게 선택하여 주시기 바랍니다.

출판사서평

“신분은 그래, 내 정인으로 하지.”
“예에? 그 무슨 말씀이십니까?”


행방불명된 아버지의 서책을 훔쳐보다 저승으로 향하게 된 소희.
부용귀의 억울함을 풀어주라는 염라의 명을 받아 부용의 몸에 빙의하여 다시 이승으로 향하게 된다.
소희는 이승에 떨어지자마자 우연히 만나게 된 대군마마 이정에게 부용의 흔적을 찾을 수 있는 유일한 단서인 청월루로 가는 길을 알려달라고 도움을 요청하지만 도리어 그는 제 정인이 되라는 조건을 붙인다.
부용의 삶과 죽음에 대한 진실에 다가갈수록 소희는 저를 둘러싼 감춰져 있던 비밀도 알게 된다. 그리고 그런 소희를 위협하는 손길도 시시각각 다가오는데…….

※편집자 코멘트

아비가 쓴 책으로 명예가 더럽혀졌다는 부용귀의 원한을 해결하고자 저승에서 살아 돌아온다. 하여 그녀의 주변 인물들과의 만남이 시작된다. 과연 부용귀의 진정한 정인은 누구이고 그 원한은 무엇인가! 그것을 밝혀가는 소희의 여정이 맛깔나게 펼쳐진다! / (편집자 C)

아버지를 살리기 위하여, 부용귀의 못다 한 생을 다시 살고 그 억울함을 풀어주기 위하여, 저승과 이승을 넘나드는 소희의 여정. 부용의 죽음을 둘러싼 비밀을 파헤칠수록 소희는 그녀의 죽음이 안타깝기 그지없다. 진실에 다가갈수록 목숨의 위협은 커져 온다. 소희는 부용의 억울함을 풀어주고 사랑하는 대군마마와 다시 만나게 될 수 있을까? / (편집자 L)

저승과 이승, 떠나간 사람과 남겨진 사람. 그리고 풀지 못한 한. 우리에게 익숙하고 친숙한, 한의 정서와 권선징악을 기본으로 신비로운 동양 저승관과 달달한 대군마마와의 로맨스가 합쳐진 소설이다. 대중적인 흥행 요소 세 가지가 완벽 삼합을 이룬 흥미로운 이야기! / (편집자 G)

책속으로 추가

“아이야. 정말 그리할 수 있겠느냐?”
“예. 예?”
“네 아비보다야 네 쪽이 좀 더 쓸 만해 보이기도 하고. 어떠냐. 네 아비를 구하고 싶으냐?”

잘못 본 것이 아니었다. 그림 속 여인이 고개를 돌려 소희를 바라보고 있었다. 어느 순간 소희를 둘러싼 주위의 공기가 싸늘하게 변했다.
애잔하게만 보였던 여인은 어느새 요염한 구미호처럼 소희를 감싸 안았다. 온몸이 얼음장과 맞댄 듯 차가워 소희가 바들바들 떨었다.
그러나 아비라는 말에 간신히 입을 열었다.

“제 아, 아버지를 아십니까? 어디로 가셨는지 아, 아십니까?”
“물론이다. 하나 네 아비는 별 쓸모가 없더구나. 아마 저승길 어딘가에 있을 게야. 만약에 아이야. 너마저 날 실망시킨다면 너희 부녀는 지옥 불구덩이에서 살아남지 못할 것이야. 알겠느냐?”

추위에 이가 딱딱 부딪쳐 소희는 말도 제대로 할 수 없었다. 그만큼 여인이 내뿜는 냉기는 감당할 수 없는 것이었다.
아버지를 구할 수 있다. 그리하면 어머니는 더 이상 식음을 전폐하지 않을 것이고 예전처럼 단란한 가족으로 돌아갈 수 있을지니. 소희는 조금도 머뭇거리지 않았다.

“예. 시키시는 대로 하겠습니다. 제, 제발 아버지를 구해주십시오. 약조해 주세요.”
“좋다. 내 약조하마. 하나 이건 알고 있으려무나. 두 번의 기회는 없다는 것을.”

동시에 여인이 소희를 어깨를 낚아챘다. 날카로운 손톱이 여린 살을 파고들었다. 뒤늦게 깨달았다. 여인은 원혼이었다.
필시 나를 산 채로 잡아먹으려는 게야.
어머니! 소녀가 어리석었어요. 서책을 보지 말 것을.
이내 검은 기운이 소희를 집어삼켰다. 그리고 서책의 글자들 역시 홀연히 사라져 버렸다.
아버지도 모자라 저까지 사라져 버렸으니 어머니는 혼자였다. 어떻게든 바짝 정신을 차려 아버지를 찾아내야겠다는 생각에 소희는 시큰해지는 눈을 애써 깜박였다. 그런 소희를 흘깃 바라보던 노인은 못마땅한 듯 혀를 끌끌 찼다.
“대체 이 물건을 어디에 쓰려고 곧장 데려오라는 것인지. 늙어 힘에 부치는구만.”
“할아버지, 대체 어디까지 가실 요량입니까?”
“예끼, 이 녀석아! 네 아까 분명 누구를 찾으러 왔다 하지 않았느냐. 어찌 되었든 내 할 일은 끝났으니 이만 가보마.”
뭐라 물을 사이도 없이 노인은 소희의 등을 떠밀었다. 동시에 바람의 힘이 소희를 공중에 띄워놓았다. 삽시간에 소희는 앞으로 나아가 문턱 수십 개를 넘고는 툭 바닥에 떨어졌다.
아이구야. 절로 신음 소리가 흘러나왔다.
어린아이의 웃음소리가 귀에 꽂혔다. 높다란 계단 위 열 살은 되어 보이는 아이가 발을 동동 굴리고 있었다.
“많이 아픈 게냐? 쯧. 조심히 좀 데려오라 하였더니 괜스레 노인네가 심술을 부렸구나.”
“얘. 꼬마야. 너 거기서 뭐 하니?”
“날보고 꼬마라 하는 걸 보니 죄는 없구나. 그래도 어쩌랴. 부모의 죄를 대신해 갚겠다는 갸륵한 효성은 높이 사마.”
아이치고는 말투가 꽤나 고상했다. 자신을 보려 한참이나 고개를 꺾어 올리는 소희의 몸짓에 아이는 또 한 번 웃음을 터뜨렸다.
이렇게 어려 보여도 저승에서는 그를 염라대왕이라 불렀다. 죄를 짓고 저승에 들어선 자들은 부리부리한 눈썹과 기다란 수염, 섬광처럼 쏘아보는 눈빛에 벌벌 떨기 마련이었다.
간만에 맑은 영혼을 가진 인간 앞에 본모습을 내보이는 것이 색다른 기분이었다.
“얘. 우리 아버지가 무슨 죄를 지었단 말이야. 꼬마야. 넌 꽤 높은 사람 같아 보이는데 염라대왕님을 아니? 누나가 꼭 좀 드릴 말씀이 있다고 전해줄래? 부탁이야. 응?”
“바로 네 앞에 있지 않느냐. 내 나이가 올해로 몇인 줄 알고 나면 그 누나 소리는 쏙 들어갈 게다.”
“바로 내 앞이라면……. 그렇다면 혹시 염라대왕님 되십니까? 하면 제 아버지께서 무슨 죄를 지으셨단 말입니까? 죄가 많이 무겁습니까? 어찌하면 갚을 수 있단 말입니까?”
염라대왕은 그저 빙긋이 웃었다.
그 죄가 아주 무겁고말고. 조그만 여자아이의 몸으로 갚기 쉽지 않을 것이다.
그러나 부용이란 처녀귀(處女鬼)가 선택한 것은 저 아이였다. 이번이 마지막이라 경고하였으니 다음을 기약할 수는 없다는 것을 저도 잘 알 것이다.
한데 대체 이 부녀는 무슨 사연이 있어 처녀귀에 홀렸단 말인가. 아무리 세상이 요지경이라지만 인간사는 참 알 수가 없었다.
“죄의 경중은 죄를 지은 네 아비가 가장 잘 알고 있을 터. 죄인을 데려오라.”
잠시 후 검은 갓을 쓰고 몽둥이를 든 사내 둘에 이끌려 중년의 사내가 끌려왔다. 허름한 옷차림을 한 사내는 품에 붓과 구겨진 한지를 꼭 감싸 안고 있었다. 이곳에 끌려와서도 소설 쓰기를 놓지 못하고 계셨나 보다.
아버지를 보자마자 소희는 부리나케 달려 나갔다.
“아버지! 어찌 이런 험한 곳에 계셨습니까? 어머니가 많이, 많이 걱정하셨습니다.”
“소희야. 내 딸 소희야. 내 너를 보게 될 줄은……. 혹 서책을 본 것이냐? 내 그리 네게 못 보게 하라 네 어미에게 엄중히 당부했거늘.”
“아닙니다. 제가, 제가 경거망동한 것입니다. 혹 아버지께서도 그 처녀귀신에게 당하셨습니까?”
소희를 부둥켜안고 눈물 콧물 흘려대기 바쁘던 윤 진사는 뒤늦게 정신이 번쩍 들었다. 처녀귀신이라면, 이 아이도 부용에게 홀렸단 말인가. 결코 순탄치 못할 소희의 앞날을 떠올리자 뜨거운 눈물이 솟구쳤다.
아아. 다 내 죄로다. 이 못난 아비가 죄인이었다. 이미 소희가 이곳까지 온 마당에 돌이키는 것은 늦었다. 어찌하면 좋을꼬.
“부녀 상봉은 그쯤 해둬라. 소희 너는 이미 네 아비의 죄를 대신 갚겠다 약조했다지. 하면 속히 이승으로 떠날 준비를 하라. 가서 부용귀가 못다 한 생을 살아내거라.”
“저더러 그 여인의 삶을 대신 살라는 말씀이십니까? 그게 가능한 일입니까?”
“이것은 명령이다. 네게 한 달의 말미를 주마.”

소희가 눈을 떴을 때는 이미 이승으로 온 뒤였다. 해는 저물어가고 인기척이라고는 찾아보려고 해봐야 찾을 수가 없는 산기슭이었다.
“저는 앞으로 어찌하면 좋을까요. 어디로 가서 무엇을 해야 하는 것입니까?”
소희가 떠나기 전 아버지 윤 진사가 귀띔해 준 이야기는 이러했다.
어느 날 밤, 평소처럼 소설을 쓰는 작업에 집중하던 윤 진사 앞에 부용귀가 나타났다. 자신을 부용이라 소개한 여인은 한이 깊어 이승을 떠나지 못하고 있었다. 하도 기구한 사연인지라 윤 진사는 투철한 글쟁이 정신을 버리지 못하고 소재에 대한 흥미를 가지고 말았으니. 그만 그것을 가지고 소설로 써버리고 말았다.

“아직 미완성된 소설이었다. 좀 더 손을 보려고 놔두었는데 잠시 장에 나갔다 온 사이 그만 없어져 버린 것이 아니냐. 한데 더 큰 문제는 말이다. 내가 쓴 것에서 여러 군데를 교묘히 바꿔놓은 글을 누군가가 세상에 퍼뜨린 것이지. 글쎄 부용이란 여인을 아주 사악하고 몹쓸 여인으로 그렸더구나. 온갖 치정과 불륜으로 얽힌 것이 낱낱이도 적혀 있었다.”

거기서 끝이 아니었다.
부용은 악녀의 표본처럼 꼽히는 인물이 되어 장터와 사람들이 모이는 곳이면 어디든 곱씹혀졌다. 그런 처죽일 년은 글쎄 팔다리를 그냥 몽땅 부러뜨려야 한다며 옆집 분이 어머니가 말하는 것을 소희도 들은 적이 있었다.
한때 장안에서 제일가는 기생이었다는 말도 있었다. 그런데 그 인물의 소설을 쓴 사람이 아버지였다니. 결과적으로는 그 여인을 두 번 죽인 꼴이 되고 말았다.
푸드덕. 우거진 나무 숲 사이로 날아오르는 새들이 보였다. 새들도 돌아갈 곳이 있는데 나는 없구나. 어느 한 곳 길을 따라 내려가면 금방이라도 집이 나올 것만 같았다.
그러나 이곳은 처음이었다. 게다가 소희는 어두운 밤에 집 밖을 나가본 적도 없었다. 부용귀가 이승을 떠돈다는 소문이 돈 뒤로 저녁만 되면 마을 사람들은 모두 마당 문을 닫아걸었다.
어머니. 혼자 집을 지키고 있을 어머니가 떠올랐다. 분명 잠도 못 자고 눈물짓고 계실 텐데. 어디로 가야 할지도 알 수 없는 먹먹함에 눈물이 차올랐다.
“안 되지. 안 돼. 내가 이리 넋을 놓고 있어서는 안 돼.”
이왕 이리된 마당에 무엇이라도 해야지. 한 달 동안 부용으로 잘 살아내면, 시중에 잘못 알려진 것들을 바로잡는다면 아버지도 돌려보내 주겠다고 염라대왕이 직접 말했으니 해보는 수밖에.
우선 여러 갈래로 갈라지는 길 중 어느 곳으로 갈지 방향을 잡아야 했다. 소희는 침착하게 아버지의 서책에서 읽었던 부분을 떠올렸다.
‘부용은 청월루의 수많은 해어화(解語花) 중에도 으뜸이었다.’
장안의 제일가는 기녀들만 모아놓았다는 그 청월루로 찾아가야 했다.
어느 곳으로 가면 한양 땅을 밟을 수 있을까?
그때 사내들의 두런거리는 말소리가 들려왔다.
“이거, 이거 봐라. 오늘 벌이가 시원찮아서 내 오만 짜증이 다 났는데 여기 떡하니 꽃 한 송이가 다 있네그려. 그것도 아주 나 꺾어 잡수소 하고 있구만.”
“야야. 내가 아까 여기 오면서부터 좋은 향기가 난다 하지 않았어. 그러니까 이 꽃은 내 꽃이지. 안 그러냐? 돌쇠야?”
“음마. 야들이 뭐라고 씨부려 대는 것이야. 내가 이쪽 길 접어들면서부터 어째 이쪽에서 반짝반짝거리는 것이 있다 안 했냐. 그러니까 이 꽃은 내 꽃이여.”
커다란 덩치의 사내 셋이 잡아먹을 듯이 소희를 훔쳐보고 있었다. 한 사내는 입가에 침을 질질 흘려가며 손가락 하나를 물고 있는 것이 정상이 아닌 것 같았다. 다른 사내 둘은 도끼와 낫, 갈고리 같은 것을 뱅뱅 돌리는 것이 역시나 수상했다.
이게 말로만 듣던 산 도적놈들인가?
소희 역시 위협을 느끼고 무언가 잡을 요량으로 손을 뻗었다. 그러나 잡히는 것이라고는 풀떼기뿐이었다. 도망칠 생각에 발을 움직이는데 풍성한 치마가 자꾸만 걸렸기에 미련 없이 치마를 벗어 던졌다.
“옴마야. 저 꽃 하는 것 좀 봐라. 생긴 거랑 달리 화끈한 성격인가 보네. 벗는 것도 참 시원시원하구만. 좀만 기둘리고 있어. 이 오빠 넓은 가슴팍에 팍 안기게 해줄 테니께.”
“제가 미치지 않고서야 그쪽 가슴팍에 안기겠습니까?”
“뭐, 뭣이여? 음마. 앙칼진 것 좀 봐. 톡 쏘는 것이 영락없이 내 취향이네. 너 꽃, 거기 꼼짝 말고 있어라. 이 손으로 확실하게 꺾어줄 테니.”
헤벌쭉 웃고 있던 사내가 냅다 달려오기 시작했다. 몸집이 커서 그런지 한 번 발을 움직일 떼마다 땅이 쿵쿵 울렸다.
엄마야! 소희 역시 냅다 반대편으로 달렸다. 뒤에서 들려오는 거친 숨소리에 온몸의 신경이 바짝 곤두섰다. 정신없이 달리다 보니 바로 앞에는 절벽이었다. 깎아지른 듯 미끄러지는 낭떠러지, 그 아래는 상상만 해도 가슴이 벌렁벌렁 뛰었다.
“다, 다가오지 마십시오!”
“어이구야. 헥헥. 뛰기도 참말로 잘 뛴다. 어째 그렇게 땀 흘리는 것도 예쁘디야?”
“다가오지 말란 제 말, 안 들리십니까?”
뭐 마려운 개새끼처럼 사내의 눈빛은 흥분으로 시뻘겋게 반들거렸다. 뭐에 홀리기라도 한 듯 저를 바라보는 눈빛이 마음에 걸렸다. 그러고 보니 깨어난 뒤 제 얼굴은 미처 보지 못했다.
아니 이 순간, 그게 다 무슨 소용이랴 싶었다. 이미 한 번 저승까지 다녀온 몸, 두 번은 가지 않을 거라는 생각에 소희는 결심이 섰다.
뛰어내릴 것이다. 한 발자국만 더 움직이면 서슴없이 몸을 던질 것이다. 잘하면 팔다리 한두 군데 정도는 부서지겠지.
원래 몸 주인에게는 좀 미안했지만 저런 사내에게 겁탈당하는 것은 그녀도 원치 않을 것이다. 사내가 도끼를 치켜들자 소희는 뒤를 돌았다. 허공에 발을 올려놓는 순간 두 눈을 질끈 감았다.

찰박찰박. 물결이 소희의 몸을 감싸 안았다.
마치 누군가 소희를 어딘가로 데려다주려는 듯 물결의 흐름은 잔잔하게 앞으로 나아가고 있었다. 찬 기운이 스며들었지만 소희는 아무렇지도 않았다. 부용귀와 마주했을 때와 비교하면 이 정도는 그럭저럭 참아낼 만했다.
소희는 그 편안함에 온몸을 내맡겼다. 운이 좋았던 것일까. 만약 아니라면 어쩌면 소희의 생각이 맞았을지도 몰랐다. 한 달의 말미를 준다 했으니 이 몸으로는 쉽게 죽지 않을 거라는 것. 염라대왕 혹은 부용귀가 그리 내버려 두지 않을 것이라는 것도. 강기슭에 이르렀을 때 소희는 자연스레 발을 내디뎠다. 흐느껴 우는 듯 애잔한 여인의 음성이 들렸다.
“십여 년 정든 님 오늘의 눈물, 끊어진 우리 인연 누가 다시 이어줄고 하노라. 아! 어린것이 생각보다 담대한 구석이 있더구나? 절벽에서 뛰어내릴 줄도 알고. 네 아비보다 열 배는 나아.”
“혹 저를 시험하신 겁니까?”
“그렇대도 어쩔 셈이냐. 이미 원귀가 되어버린 나를 저주라도 할 셈이냐?”
바위 위에 한쪽 다리를 꼬고 앉은 것은 부용귀였다. 마치 소희가 그리 올 것을 미리 알고 기다리고 있던 눈치였다. 그녀는 딱히 부정할 생각이 없어 보였다.
그런 그녀가 원망스럽지 않았다. 소희 저보다도 더 불행하고 어려운 삶을 살았을 뿐이라. 표독스럽게 쏘아붙이는 모습도 그리 매섭지만은 않았다.
어차피 지금의 소희는 부용이나 마찬가지이니 함부로 해를 가하지는 못할 것이다.
“사내들의 추한 눈빛과 말투, 험한 손짓. 하루 빨리 익숙해져라. 기녀에게 있어 제 몸은 제 것이 아닌 것과 다름없지. 빨리 포기할수록 더 편해진다는 걸 명심해라.”
그러니 앞으로는 알아서 헤쳐 나가라. 부용귀가 전하려는 뜻이 무엇인지 소희는 어렴풋이 알아들었다. 한 번도 살아본 적도, 되고 싶던 적도 없던 기녀의 삶이었지만 조금씩 실감하고 있었다.
소희는 물가에 비친 제 모습을 보았다. 달빛 아래 흐릿하게나마 비치는 여인은 이야기 속에서나 나올 법한 달나라 항아와 닮아 있었다. 길게 풀어 헤친 긴 머리칼은 요사스러울 정도로 반짝거렸다. 흰 얼굴은 호수에 비친 달처럼 반짝반짝 빛을 낸다. 몸을 움직일수록 은은한 향내가 감돌아 소희는 몇 번이고 뒤척였다. 부용귀의 말을 듣는 동안 옷은 다 말라 있었다.
“사람 몸에서 이렇게 좋은 향이 날 수도 있는 것입니까? 아까 그 사내들 말입니다. 두 눈깔이 확 뒤집어져 달려든 것도 이해가 됩니다. 달큼하면서도 맛있을 것 같은 향입니다.”
“죽어 바스라지면 다 소용없는 것이야. 뭐, 살았을 때 최대한 이용하면 좋은 것이고.”
“흠흠. 저는 청월루로 가려고 길을 잡았습니다. 혹 어찌 가면 되는지 아십니까?”
“청월루로 곧장 가는 것은 좋은 생각이 아니야. 아마 이대로 간다면 넌 그들의 먹잇감이 될 게다.”
부용귀는 기척도 없이 미끄러지듯 다가왔다. 그 창백한 얼굴을 마주 보며 소희는 마침 기억을 떠올렸다.
동무들에게 배신을 당했다고 했었지. 그건 아버지가 적어놓은 대로 참말이었나 보다. 어쩐지 그녀가 가엾어 소희는 앞으로 손을 뻗었다. 손은 허공을 가로지를 뿐이었다.
정말 죽은 사람이로구나. 이렇게 얘기를 하고 있지만 남들 눈에는 보이지 않겠지. 외로웠을 텐데.
부용귀는 살아서도 죽어서도 동정심은 사양이었으나 어린것의 진심은 느껴졌다. 어쩌면 이 아이를 선택한 것도 그 올곧은 마음 때문이었을지도.
“네 아비가 사라진 지 삼 년, 꼬박 그 세월 동안 나는 구천을 떠돌았지. 어찌 죽게 되었는지도 모르고 귀가 된 기분을 짐작이나 하겠느냐? 염라대왕께서 내 억울함을 알아주지 않으셨다면 난 지옥에서 썩고만 있었을 것이다. 해서 내 네게 당부의 말을 전하려 한다.”
“예. 듣고 있습니다.”
“어설픈 정은 연민보다 못하다. 그 누구도 마음에 담지 마. 한 사내의 정인이 될 바에야 만인의 정인이 되어줘. 그럼 나보다는 나은 인생을 살 것이야.”
“한데 이 길로 영영 떠나는 것입니까?”
부용귀는 고개를 끄덕였다. 이렇게 이승과 저승을 오가는 것도 오늘로 마지막이었다. 산 자도 죽은 자도 아닌 그녀였으니 당연한 일이련만 저 아이만 두고 가려니 발길이 떨어지지 않았다.
아니다. 그만 두려면 삼 년 전, 그날 관뒀어야 했다. 그날 연정과 우정, 둘 중 하나만 선택했어야 했다. 하나 그랬다면 무엇이 달라졌을까.
‘아이야. 네게는 미안하구나.’
언뜻 부용귀의 눈길이 살짝 흔들렸다. 이내 그녀는 돌아섰다. 흩어지는 물살 사이로 그녀의 몸이 공기처럼 투명해졌다.
달빛 아래 너울너울 사라지는 혼을 바라보면서 소희는 다시 혼자가 되었다.
청월루가 아니라면 어디로 가야 하는 걸까. 어두운 밤하늘을 올려다보던 소희는 낯선 이의 숨결을 느꼈다. 거친 숨소리가 귓가를 파고들었다. 동시에 누군가 서늘한 칼날을 소희의 목 아래로 들이밀었다.
어둠을 등진 채로 사내의 시선이 소희를 꿰뚫을 것처럼 느껴졌다. 칼날보다 서슬 퍼런 시선 앞에 소희는 온몸이 난도질당하는 것 같았다.
혹 이 사내가 부용귀와 얘기한 것을 들은 것일까? 그럼 나를 미친년으로 볼 것인데. 생전 처음 보는 사내에게 사정을 있는 대로 늘어놓을 수도 없는 노릇이었다.
수려한 이마, 곧은 어깨, 기다란 눈매가 사내의 미색을 한껏 드러내고 있었으나 소희의 신경은 그에 미치지 못했다. 그저 제게서 돌려지지 않는 사내의 고개가 불안할 뿐이었다.
“저, 시선을 좀 돌려주십시오. 그리 쳐다보시니 소녀가 몸 둘 바를 모르겠습니다.”
“겁을 집어먹은 게로구나. 괜찮다. 나는 어린것은 손톱만큼도 건들지 않는다.”
칼날은 치워졌지만 이번에는 사내의 시선이 소희를 놓아주지 않았다. 머리부터 발끝까지 싹 훑은 사내는 괜찮다는 듯 말을 걸어왔다.
그러나 아까 산기슭에서 도적놈들에게 쫓긴 뒤라서인지 그다지 신뢰가 가지 않았다. 거기다 말과는 달리 소희를 뚫어져라 바라보는 눈빛은 집요했다.
거봐. 아까 강물에 얼핏 비추어 확인했다시피 이 몸은 한때 장안 제일 기생의 몸이었다. 소희 저가 맡아도 좋은 향이 피어오르는 이 몸이 사내라면 탐나지 않을 리 없었다.
동네 아주머니들도 장날이면 사향 주머니 하나를 얻기 위해 쟁탈전을 벌이지 않았던가.
“그것을 어찌 믿습니까. 말씀은 그리하셔도 마음이 동할 수도 있지 않습니까.”
“마음이 동해? 누가 보낸 것인지는 몰라도 참으로 무모할 정도의 자신감이구나.”
소희가 자꾸만 시선을 피하는 것이 못마땅했던지 사내의 손길이 거침없이 턱을 들어 올렸다. 소희의 볼을 두 손가락으로 짚으며 이리저리 돌려보던 이정은 손을 거둬들였다.
아무리 보아도 어린 소녀가 어찌 이곳을 알고 기어들어 왔을까. 새하얀 솜털이 가시지도 않은 풋내 나는 어린것.
하다하다 이제는 어린것을 밤 시중으로 들이기로 한 것인가. 하여튼 피라미 같은 자들은 자신을 몰라도 너무 몰랐다.
아직 덜 여문 꽃봉오리를 나더러 품으라는 것인가?
“거 보십시오. 벌써 나리의 눈빛이 시뻘겋게 변하지 않았습니까. 아까는 제 자신감에 드린 말씀이 아니었습니다. 이리 나리의 행색을 보니 꽤 귀한 분이신 것 같은데 그만 눈길을 거둬주시지요. 다 큰 남녀가 이리 쳐다보고 있는 것을 남들이 보고 오해할까 두렵습니다.”
한 번 입이 열리자 소희는 속사포처럼 뱉어냈다. 이래 봬도 말주변 하나는 성인을 능가할 만큼 뛰어난 소희였다. 글쟁이 아버지에게서 영향을 받은 것인지 어머니께 꾸중을 들을 때도 제 할 말만큼은 꼭 해야 하는 근성도 있었다.
사내는 의외로 말을 끊지 않고 들어주었다. 친한 동무 분이조차 제가 입만 열면 질색했는데, 어쩌면 꽤 좋은 사람일지 몰랐다.
“난 네 그 무모한 자신감이 더 두렵구나. 누차 말하지만 어린것은 내 취미가 아니다. 누가 보낸 것인지 모르나, 그놈 참 받는 사람의 입장은 하나도 고려하지 않았구나.”
“저는 누가 보내서 온 것이 아닙니다. 산에서 길을 잃어 이곳까지 오게 된 것입니다.”
“내 분명 아까 네가 누군가와 말을 섞고 있는 것을 들었다. 아직 멀리 못 갔을 것이니 이만 따라가 보거라. 내 특별히 이번 한 번만은 이딴 꼼수를 쓴 것을 넘어가 준다 전하고.”
이정은 미련 없이 뒤돌아섰다. 열다섯이나 되었을까 싶을 정도로 어린것을 죽이는 요상한 취미는 없었다.
한창 떠들썩한 연회를 피해 숨이나 돌릴까 싶어 나온 참이었다. 다른 때였으면 그 벼슬아치를 불러 요절을 내버릴 것이었으나 소녀의 얼굴이 어쩐지 낯이 익었다. 그만 가보래도 꿈쩍 않는 소희를 보던 이정이 절레절레 고개를 저었다.
말을 잘 못 알아먹는 걸 보니 모자란 것인가?
“저는 어리지 않습니다. 저는 길을 잃어 이곳에 온 것이 맞습니다. 제 말을 이리 들어주시는 나리는 분명 다감한 분임에 틀림없습니다. 청컨대 부디 한양으로 가는 길을 알려주십시오. 그 은혜는 평생 잊지 않을.”
“네 녀석은 아무래도 팔푼이인 것이 틀림없구나. 네가 딛고 선 이곳이 한양이라는 것을 정녕 몰라 이러는가? 아니지. 어떻게든 내 관심을 끌고 싶은 게로구나.”
“예? 그 무슨 당치도 않은 말씀이십니까. 나리의 관심은 오히려 이쪽에서 사양하고 싶습니다만.”
호오. 이것 봐라.
잔뜩 겁을 집어먹고 눈을 내리깔 때는 언제고 이제는 단호하게 부정하는 꼬락서니가 우스웠다. 손까지 내젓는 것을 보니 거짓은 아닌 게로군.
그러고 보니 움츠러들면서도 제법 말 받아치는 재주도 있었다.
이정은 대군이란 신분 탓도 있었지만 웬만한 기녀들과도 이리 서슴없이 말을 길게 주고받은 적이 없었다.
금방이라도 도망칠 것처럼 요란스레 눈을 굴려대는 것도 꽤나 지켜볼 만했다. 소희가 몸을 움직일 때마다 풍기는 향도 밤공기와 어우러져 그윽했다.
분명 어디선가 맡아본 향인데 기억이 잘 나지 않았다.
소희는 소희대로 무척이나 당황스러웠다. 강원도 산골짜기를 벗어난 적이 없으니 모르는 것이 당연했다.
그러니까 이곳이 한양이었구나. 내가 한양 땅을 밟고 서 있었던 거야.
부용귀가 사라지기 전에 미리 귀띔이라도 해줬으면 얼마나 좋았을까. 그럼 적어도 팔푼이 취급은 받지 않았을 텐데 말이다.
소희는 제 할 말만 하기로 했다. 속으로는 나는 팔푼이가 아니다 되새기면서.
“한데 나리! 혹 청월루로 가는 길을 알고 계십니까? 그곳이 그리도 유명하다는 소문이 장안에 파다합니다. 가보셨습니까?”
“무슨 소문을 들었는지는 몰라도 관둬라. 그곳은 너 같은 어린것이 갈 곳은 못된다.”
“그리 위험한 곳입니까? 한데 어리다니요! 아까부터 자꾸 어리다, 어리다 하시는데 짚고 넘어가야겠습니다.”
“하면, 몇 살이나 되었느냐.”
잘 대꾸하던 소희의 말문이 턱 막혔다.
아차차. 그러고 보니 나이를 미리 설정해 뒀어야 했다. 실제 나이는 열여섯이었으나 부용귀의 나이를 모르니 어찌 둘러대야 하나. 나이를 가늠하듯 쳐다보는 사내의 생김새를 봐선 스물은 거뜬히 넘어 보였다. 그러니 그보다 한참 더 불러서는 대놓고 거짓말을 하는 것이라 조금만 깎아서 부르기로 했다.
“저는 열아홉이나 되었습니다. 이 정도면 어린 나이가 아니지요. 열아홉이면 정인도 있고 혼례도 올리고 아기도 낳을 수 있는 나이입니다. 실례지만 나리께서는 나이가 어찌 되십니까?”
“너보다 많은 것은 확실하다. 네가 얘기한 것은 모두 할 수 있을 만큼.”
“나이가 많으셔서 참 좋으시겠습니다. 흐흠! 실은 제가 그곳에 꼭 좀 가봐야 할 일이 있어 그러는데 길을 좀 알려주실 수 없겠습니까? 나리께서는 위험한 곳이라 두려워하시니 저 혼자서라도 가봐야겠습니다.”
소희가 이정에게로 한 발 더 다가섰다. 부용귀의 말대로 당장 그곳부터 가는 것은 위험했다. 그러나 미리 길을 알아두어 나쁠 것은 없었다. 운이 좋아 청월루를 알고 있는 사람을 만났으니 어떻게든 길을 물어 기억해 둘 셈이었다.
자신의 절박한 마음이 전해지길 바라며 소희가 이정을 똑바로 올려다봤다.
이정은 그런 소희를 물끄러미 내려다보았다.
청월루. 이미 예전의 명성을 잃은 그곳을 다시 입에 올리는 자가 있다니. 그것도 다름 아닌 제 앞에서 말이다. 삼 년 만인가. 그 일이 있은 뒤로 몇몇 단어는 금기어가 되었고 청월루 역시 그중 하나였다.
이 겁 없는 토깽이 녀석을 죽여야 하나, 살려야 하나.
“하나만 묻자. 살고 싶으냐, 죽고 싶으냐.”
“그야 당연히 살고 싶습니다.”
그것도 질문이라고 하십니까?
무심한 얼굴 너머 이정의 속내를 짐작할 수 없어 소희는 그저 뒷말은 꾹 내리 삼켰다.
살고 싶다. 어떻게든 살아서 아버지와 함께 집으로 돌아가고 싶다.
그런 질문을 던지면 열이면 열, 다 살고 싶다고 할 텐데. 대체 무슨 의도로 이런 것을 묻는지 소희는 짐작이 되지 않았다.
“좋다. 살고 싶다니 다행이구나. 죽고 싶다 하였다면 너를 어찌 죽여줘야 하나 고심했거든.”
“예에? 그 질문에 죽고 싶다 대답하는 사람도 있단 말입니까? 나리께서는 참말로 이상하십니다. 죽고 싶었다면 진즉 저 강물에 몸을 던졌을 것입니다.”
“네 의기가 마음에 든다. 한데 앞으로 죽고 싶어질 일이 많아질 것이다. 나와 함께 가면 그렇다는 것이지. 그때 가서 죽여달라 애걸해도 들어주지 않을 것이다.”
“그 말씀은 동행해 주시겠다는 것이로군요. 참말로 다감한 분이 틀림없습니다. 제가 사람 보는 눈 하나는 타고났지요. 정말, 정말 고맙습니다.”
혼자 가는 것보다는 이리 다정하신 나리의 도움을 받는 것도 나쁘지 않을 테지. 청월루 앞에까지만 가서 가는 길 눈도장만 꾹 찍은 다음에 각자 갈 길대로 가면 되는 거 아니겠어? 난 정말로 운도 좋고 머리도 좋구나.
아까보다 긴장감이 좀 덜해지자 소희는 입가에 미소를 지었다. 정작 끈덕지게 따라붙는 이정의 시선은 모르고 있었다.
그런 두 사람을 지켜보던 그림자 하나가 슬며시 제 존재를 드러냈다. 떡 벌어진 어깨로 남다른 체격을 자랑하는 이는 소년 같은 얼굴을 하고 있었다.
“나리! 이만 돌아가셔야 할 듯싶습니다. 곧 연회가 끝날 것입니다. 이리 자리를 비우시면 그자들이 불편할 것입니다.”
“잠시 기다리게. 내가 오랜만에 재미난 물건을 만났거든. 휘영 자네도 이참에 얘기에 끼는 것은 어떤가?”
“이리 나오시면 저도 어찌할 수 없습니다, 나리. 아니 대군…….”
“그만. 내 언제 안 간다 했어? 가겠다. 다만, 이 아이도 함께.”
이럴 줄 알았으면 좀 더 빨리 인기척을 낼 것을. 이정의 말이 떨어지자마자 휘영은 갑작스레 두통이 확 밀려왔다. 그저 저 귀여운 소녀의 농에 장단을 맞춘 것이라 생각했거늘 진심이셨나 보다.
이참에 그냥 확 대군마마로 불러 버릴까 보다.
그러나 이정 본인이 그리 불리는 것을 달가워하지 않으니 그렇게 불렀다가는 또 한 소리를 들을 게 뻔하고, 그렇다고 이름도 신분도 모르는 아이를 데려가시라 거들 수는 없는 노릇이었다.
그런 휘영의 생각을 읽은 이정이 소희의 이름을 물었다. 가명 역시 생각해 두지 못했던 터라 반사적으로 소희의 입에서 본명이 튀어나왔다.
“소, 소희입니다.”
“그래. 이름은 소희고 신분은 그래, 내 정인으로 하지.”
“예에? 그 무슨 말씀이십니까?”
“그 무슨! 대군마마!”
다감하신 것도 모자라 사람을 들었다 놓았다 하는 재주까지 겸비하신 나리일세.
소희는 자신이 제대로 들은 것이 맞는지 눈을 연신 끔벅였다. 얼마나 놀랐는지 휘영의 입에서 나온 말도 홀랑 넘겨 버렸다.
가자. 그 말만 하고 대군마마 이정, 손수 소희의 손을 잡고 앞서 나가는 통에 혼자 사태 파악을 못 한 휘영만 뒤처졌다.
“휘영! 늦게 오면 업무 태만으로 호위무사 자격 박탈임을 모르지 않겠지?”
“아니 언제 거기까지 가신 겝니까? 나리!”
어느 틈엔가 저만치 앞서가 버린 둘을 휘영은 울며 겨자 먹기로 쫓아 달렸다. 십 년 넘도록 대군마마를 모셔 왔건만 이런 적은 처음이었다. 맹세코.

목차

序章. 저승길
一章. 대군마마
二章. 적월루
三章. 낙화
四章. 황천
五章. 지밀
六章. 담판
七章. 가약
終章. 정인
작가 후기

저자소개

저자 조은조는
밤, 여로(Storyteller).

출간작
오픈 더 도어

출간 예정작
맞선 계절

도서소개

조은조 장편소설 『대군 마마의 정인』. 행방불명된 아버지의 서책을 훔쳐보다 저승으로 향하게 된 소희. 부용귀의 억울함을 풀어주라는 염라의 명을 받아 부용의 몸에 빙의하여 다시 이승으로 향하게 된다. 소희는 이승에 떨어지자마자 우연히 만나게 된 대군마마 이정에게 부용의 흔적을 찾을 수 있는 유일한 단서인 청월루로 가는 길을 알려달라고 도움을 요청하지만 도리어 그는 제 정인이 되라는 조건을 붙인다. 부용의 삶과 죽음에 대한 진실에 다가갈수록 소희는 저를 둘러싼 감춰져 있던 비밀도 알게 된다. 그리고 그런 소희를 위협하는 손길도 시시각각 다가오는데…….

교환 및 환불안내

도서교환 및 환불
  • ㆍ배송기간은 평일 기준 1~3일 정도 소요됩니다.(스프링 분철은 1일 정도 시간이 더 소요됩니다.)
  • ㆍ상품불량 및 오배송등의 이유로 반품하실 경우, 반품배송비는 무료입니다.
  • ㆍ고객님의 변심에 의한 반품,환불,교환시 택배비는 본인 부담입니다.
  • ㆍ상담원과의 상담없이 교환 및 반품으로 반송된 물품은 책임지지 않습니다.
  • ㆍ이미 발송된 상품의 취소 및 반품, 교환요청시 배송비가 발생할 수 있습니다.
  • ㆍ반품신청시 반송된 상품의 수령후 환불처리됩니다.(카드사 사정에 따라 카드취소는 시일이 3~5일이 소요될 수 있습니다.)
  • ㆍ주문하신 상품의 반품,교환은 상품수령일로 부터 7일이내에 신청하실 수 있습니다.
  • ㆍ상품이 훼손된 경우 반품 및 교환,환불이 불가능합니다.
  • ㆍ반품/교환시 고객님 귀책사유로 인해 수거가 지연될 경우에는 반품이 제한될 수 있습니다.
  • ㆍ스프링제본 상품은 교환 및 환불이 불가능 합니다.
  • ㆍ군부대(사서함) 및 해외배송은 불가능합니다.
  • ㆍ오후 3시 이후 상담원과 통화되지 않은 취소건에 대해서는 고객 반품비용이 발생할 수 있습니다.
반품안내
  • 마이페이지 > 나의상담 > 1 : 1 문의하기 게시판 또는 고객센터 : 070-4821-5101
교환/반품주소
  • 부산광역시 부산진구 중앙대로 856 303호 / (주)스터디채널 / 전화 : 070-4821-5101
  • 택배안내 : CJ대한통운(1588-1255)
  • 고객님 변심으로 인한 교환 또는 반품시 왕복 배송비 5,000원을 부담하셔야 하며, 제품 불량 또는 오 배송시에는 전액을 당사에서부담 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