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노자와 에로스

노자와 에로스

  • 신철하
  • |
  • 삶창
  • |
  • 2016-11-29 출간
  • |
  • 244페이지
  • |
  • 127 X 196 X 17 mm /325g
  • |
  • ISBN 978896655070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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출판사서평




노자의 언어가 시적 언어라는 강조는 우리로 하여금 도에 대한 해석을 언어의 회로 속으로 유인하고 가두는 힘을 발휘한다. 그럴 때 우리는 불립문자라는 해석의 어설픔을 명증하게 이월할 수 있다. 그것은 의식을 가두는 것이 아니라 오히려 확장하고 극대화한다. 더 정확하게 말해 언어가 인간의 상상력을 확장한다. 각각의 존재들은 그들의 언어적 집적만큼 상상하고 그만큼 해석의 확장을 꾀할 수 있다. 그러니까 불립문자는 없다. 조금 거칠게 말해 문자로 표상되지 않는 상상은 공상이 아니다. 시적 언어의 힘을 알 수 있다. 노자가 그것을 직시했다.

_본문 중에서

〉〉〉 책 소개

정치적인 너무도 정치적인

국내에 출간된 『도덕경』에 대한 번역본은 헤아릴 수 없이 많다. 그리고 그 번역본의 대부분은 왕필의 주석을 기초로 하고 있다. 왕필의 주석이 대체적으로 추상적이고 실체론적이라는 지적이 없지 않았다.
‘2016년 우수출판콘텐츠 제작 지원사업 선정작’인 『노자와 에로스』는 그동안의 『도덕경』 해석을 멀리 벗어나 있다. 거의 파격에 가깝다. 저자는 『도덕경』 각 장의 제목을 거의 정치적인 언어로 새로 달았다. 예를 들자면, ‘무위의 정치적 거버넌스’, ‘자본 사회와 분열증’, ‘정치의 최종 심급은 시적 언어를 향한다’ 등 저자가 『도덕경』을 새로이 해석하는 핵심 키워드는, 생명, 에로스(사랑), 시, 꼬뮌이다.
저자는 머리말 격인 「『도덕경』 주석과 관련하여」에서 “사랑은 미묘한 편차를 내재한 채 생명의 흐름 속에 있다는 것을 내면화한 이후, 정치적 프레임으로서의 국가(주의)가 보였다. 이중구속된 언어의 비밀을 한 겹 벗겼을 때 드러난 속살의 내밀함은 근본적으로 정치의 메커니즘을 둘러싼 국가의 운용에 관한 것이라고 말할 수 있다. 그 정치적 운용이 생물과 같아서 명문화하기가 곤혹스러움을 노자의 언어들은 은유한다”라고 쓰고 있다.
즉 『도덕경』의 언어들은, 생명과 사랑이 갖기 마련인 언어화되기 어려운 ‘현묘함’을 표현한 시적 언어라는 것이며, 그 시적 언어는 정치를 향한 리비도이기도 하다는 것이다. 저자가 이 책에서 해석하는 에로스는 매우 구체적이다. 그것은 “문학과 예술의 핵심‘이 인간에 대한 사랑에 있다는 저자의 문학에 대한 입장과 궤를 같이 한다. 다음을 보자.

한국 정치는 기로에 놓여 있다. 그것은 근본적으로 현 정치가 분단체제를 더 강화하는 정치이기 때문이다. 적대적 공존을 위한 분단체제의 실질적 강화는 그러므로 근본적으로 반생태적이며 반평화적 정치이고, 반통일적 정치이다. 이 메커니즘을 근본적으로 바꾸기 위해서는 정치 구조를 바꾸는 일이지만, 그 지난함의 과정을 매개하는 중간 정치, 과정의 정치가 요구된다 (…) 그 핵심에 여성성의 원리가 있다. 이는 단순히 여성주의를 말하는 것이 아닌, 생명의 기초로서의 여성성과 사랑의 원리로서의 여성성의 강조이다.

저자가 말하는 ‘에로스’는 섹슈얼리티적 관점이지만, 그 섹슈얼리티적 에로스가 정치의 영역까지 재구성할 수 있다는 것이다.

생명의 근원으로서의 여성성

하지만 이것은 『도덕경』이라는 텍스트가 보유 중인 의미를 풀어봤을 때 그렇다는 것이다. 『도덕경』 제6장에 대해서는 많은 해석이 있어왔지만, 저자는 매우 구체적으로 뜻풀이를 한다. 『도덕경』 제6장의 원문은 ‘谷神不死, 是爲玄牝. 玄牝之門, 是謂天地根. 綿綿若存, 用之不勤’(곡신불사, 시위현빈. 현묘지문, 시위천지근. 면면약존, 용지불근.)인데 저자의 해석은 이렇다.

여성의 은밀한 문을 달리 현빈이라 한다. 그것은 모든 생명의 뿌리로, 아무리 사랑하여도 늘 처음과 같다. 사랑 자체가 생명현상이기 때문이다. (직역 : 곡신은 불사하니 달리 현빈이라 한다. 현빈의 문을 일러 천지의 근원이라 한다. 영원하여, 아무리 써도 그 다함을 근심할 필요가 없다.)

괄호 안은 통상적인 해석이다. 이 장에 대한 저자의 주해를 보면 조금 더 저자의 의도를 읽을 수 있다. “여성의 자궁이 생명, 혹은 道의 근원이자 모태이다. 두 가지 의미에서 그렇다. 에로스의 차원에서, 그리고 생명을 포태하는 근원적 진화 원리의 차원에서가 다른 하나이다. 궁극적으로 그것은 하나의 작은 우주이다.”
에로스를 섹슈얼리티적인 관점에서 본다는 것은 단순히 남성이 여성을 성적 대상으로 본다는 것은 물론 아니다. 보다 중요한 것은 남성이든 여성이든, 생명체는 여성의 ‘문’을 통해 현실세계로 나온다는 뜻이며, 그 생명체의 탄생은 바로 에로스에 의해 관장된다는 뜻이다. 『도덕경』 제6장에서 말하는 곡신(谷神)을 여성성으로 해석하는 것은 물론 인간주의적인 관점이다. 시야를 ‘생명’으로 확대하면 그것은 생명을 배고 낳는 존재이기도 한데, 『도덕경』이 인간의 언어로 쓰인 점을 감안해 ‘여성성’으로 통칭해도 무방할 것이다.
아무튼 저자가 보기에 『도덕경』은 에로스에 의한 생명 현상을 말하는 텍스트이다. 저자가 테야르 드 샤르댕에 기대는 다음과 같은 진술은 그런 의미를 더해준다.

지질학과 지구물리학자였던 테야르 드 샤르댕은 “물질의 종합 상태가 증가하면서 이와 함께 의식도 증가한다”라는 가설을 전개한다. 부연하면 “물질에너지와 열에너지는 어떤 무엇을 통해 서로 연결되고 결합되어 있음을 의심할 수 없”는데, 그는 여기서 한걸음 더 나아가 생명의 진화를 의식의 상승으로 이해하면서, 그 의식의 상승인 생명현상의 본바탕을 이루는 것을 사랑(에로스)이라고 말한다.

저자의 『도덕경』 해석에서 차지하는 에로스의 진정한 뜻은 위 단락의 다음에 등장한다. “그 모티브가 모심이며, 모심은 여성성의 근원인 현빈으로부터 촉발함을 유추할 수 있다. 말하자면 곡신과 현빈은 에로스와 생명의 바탕으로서의 그 여성성의 심볼인 것이다.” 이 ‘모심’을 통해서만이 에로스는 정치를 재구성한다.

『도덕경』의 언어는 시적 언어

그런데 왜 『도덕경』의 언어들은 그토록 모호하고 추상적인가. 그것은 생명과 에로스, 나아가 정치가 언어로 규정하기 쉽지 않기 때문이다. 살아 있는 것은, 그리고 살아 있는 것들의 네트워크를 통해 만든 세계는 산문적 언어로 쉽사리 포착되지 않는다. 도리어 시적 은유로만 간신히 접근할 수 있다.

정치란 무엇인가. 한마디로 그것은 생물과 같아서 살아 움직이며, 그러므로 벡터적 에너지를 내재하고 끝없이 진화한다. 그 정치에 대한 깊은 응시가 없으면 괴질과 역병이 돌고 크고 작은 전쟁이 끊이지 않는다. 도탄에 빠진 민중이 살길은 일단 도주하고, 훔치며, 마침내 다른 국가를 꿈꾸는 것이다. 그 꿈꾸는 국가의 기초가 되는 것은 생명이며 그 생명의 전제가 사랑이다. 그렇다는 점에서 노자의 에로스는 대긍정의 생명을 잉태하고 있다. 그 잉태를 언어로 수식하기 어려운 것은 그 언어가 시적 그것이기 때문이다. 가장 높은 시적 상태에 도달한 노자의 언어는 그러므로 이중구속된 언어다. 우리가 노자를 읽을 때 반드시 인식해야 할 언어적 자의식과 시적 잉여성은 넘어야 할 산이다.

제81장에 대한 저자의 주해는 생명과 에로스, 그리고 정치를 향한 『도덕경』의 언어에 대한 가장 함축적인 문장이다. 정치는 살아 움직이는 생물이라는 속어를 정치가들의 궤변이라고만 단정할 수 없는 것은 정치는 생명을 다루는 기예(art)이기 때문이다. 생명을 다룬다는 것은 사랑과 모심 없이는 불가능하다. 만일 사랑과 모심이 작동하지 않는다면 세상은 “괴질과 역병”이 창궐하고 민중은 “도주하고, 훔치며, 마침내 다른 국가를” 꿈꾼다.
『도덕경』은 이 전 과정에 대한 “응시”이기 때문에 시적인 언어를 쓸 수밖에 없었던 것이다. 이 시적인 언어가 『도덕경』에 대한 많은 해석을 가능하게 했으며, 동시에 『도덕경』이 한때 혹세무민의 교재로 쓰이게 되는 빌미가 되기도 했다. 그러나 『도덕경』은 궁극적으로 ‘소국과민(小國寡民)’이라는 정치체를 향한 노자의 상상력에서 탄생한 텍스트라고 해도 과언은 아니다.
오늘날처럼 타락한 대의제 사회에 『도덕경』은 다시금 되새길 가치가 있는 텍스트이다.


목차


일러두기-『도덕경』 주석과 관련하여_4

에로스와 생명정치-도덕경(道德經) 주석
제1장 프롤로그-도의 원리와 생명_25
제2장 과정으로서의 삶과 꼬뮨_29
제3장 무위의 정치적 거버넌스_32
제4장 다시 도의 근원, 혹은 실체에 대하여_37
제5장 현상학적 환원_40
제6장 여성성과 생명_43
제7장 가이아 가설(Gaia theory)_46
제8장 좋은 정치_48
제9장 나아감과 물러섬_50
제10장 비유의 힘, 혹은 묘령의 여인_53
제11장 무목적의 합목적성과 노자_56
제12장 자본 사회와 분열증(1)_58
제13장 왜 인내를 요구하는가_60
제14장 노자의 정치적 이데아_62
제15장 도는 마침내 내 안에 있다_66
제16장 상호부조와 꼬뮌_69
제17장 정치의 최종심급은 시적 언어를 향한다_72
제18장 자본 사회와 분열증(2)_74
제19장 비움에 대하여_77
제20장 정치(가)와 고독_80
제21장 ‘기관없는 신체’와 잠재성_83
제22장 근대적 사유, 혹은 남성성의 이면_87
제23장 ‘취우’와 생명력_89
제24장 노마드적 사유_92
제25장 물(物)의 자연과 도_94
제26장 댓구법, 혹은 이중구속_96
제27장 인간에 대한 예의_98
제28장 여성성과 덕_100
제29장 작위의 한계를 넘어_102
제30장 병영형 국가주의_104
제31장 전쟁과 군대_107
제32장 반복 모티브에 대하여_110
제33장 지족_112
제34장 웅덩이와 도_113
제35장 해석의 고루함을 넘어_115
제36장 미명(微明)의 에너지_117
제37장 통나무와 적자(赤子)_119
제38장 덕의 실체_121
제39장 덕의 정치_123
제40장 유물혼성과 도_125
제41장 무명의 진리_127
제42장 상생과 조화_128
제43장 변화의 전환기적 모티브_129
제44장 탐욕과 절제_131
제45장 리좀의 네트워크_132
제46장 상족(上足)_134
제47장 견자 칸트_135
제48장 다시 비움에 대하여_140
제49장 포용의 정치_143
제50장 섭생에 대하여_144
제51장 현덕에 대하여_146
제52장 구멍에 대하여_148
제53장 정치의 부재로부터 다른 정치로_150
제54장 세계는 자발성으로 감응한다_152
제55장 사랑의 파문_154
제56장 현동(玄同)_157
제57장 통나무의 교훈_158
제58장 양극의 조화로서의 정치_160
제59장 검소한 농부_161
제60장 덕의 정치_162
제61장 여성성의 정치, 혹은 분단체제 이후의 한국_163
제62장 문학과 정치적 기초_165
제63장 무위, 무사, 무미의 정치_168
제64장 덕의 실천으로서의 무위_169
제65장 계식(稽式)의 의미_171
제66장 부쟁_174
제67장 정치의 세가지 덕목_175
제68장 다시 좋은 정치에 대하여_177
제69장 무행(無行) : 정치에 임하는 태도_178
제70장 소통_180
제71장 무지와 무위_181
제72장 정치적 불신_185
제73장 다시 나아감과 물러남에 대하여_186
제74장 정치와 공포_188
제75장 세금의 형평성과 투명성, 혹은 조세 저항에 대하여_190
제76장 부드러움의 힘_192
제77장 정치 구조를 넘어 국가 구조를 바꾸는 일_194
제78장 정언(正言)_196
제79장 더 좋은 정치에 대하여_197
제80장 이상국가, 혹은 마을자치와 꼬뮌_198
제81장 에필로그-시적 언어와 정치적 언어_202

미적인 것과 에로스_205
참고문헌_239
찾아보기_241

저자소개

저자 : 신철하 저자 신철하는 충북 충주 생으로 『자연과 생태』 편집위원으로 활동하고 있으며강원대 교수로 재직 중이다. 저서로는 『이미지와 욕망』(2012), 『미완의 시대와 문학』(2007), 『역사의 천사』(2001), 『한국 근대문학의 이상과 현실』(2000), 『문학과 디스토피아』(1997), 『사랑의 파문』(2016) 등이 있다.

도서소개

『노자와 에로스』는 그동안의 『도덕경』 해석을 멀리 벗어나 각 장의 제목을 거의 정치적인 언어로 새로 달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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