예이츠의 문화적 독립 운동, 아일랜드 요정 이야기
『요정을 믿지 않는 어른들을 위한 요정 이야기』는 우리나라에서는 시인으로 더 잘 알려진 예이츠가 편집한 《아일랜드 농민의 요정담과 민담》과, 《아일랜드 요정 이야기》, 두 책에 실린 이야기 중 요정 이야기만 따로 모은 책이다. 옮긴이에 따르면, 이 책은 매스미디어에 의해 한두 가지 이미지로 고정된 ‘요정’이 아닌, 전통과 문화 속에 살아 숨 쉬던 진짜 요정들의 이야기라고 할 수 있다.
이 책에는 실제 농민들이 기억하고 있는 이야기들, 구전되는 이야기들을 민담 수집가들이 듣고 받아 적으면서 수집한 것을 예이츠가 엮은 것이다. 이 요정 이야기 속에는 아일랜드 사람들이 영국의 지배를 받으면서 느끼게 된 일종의 열등의식에서 벗어나, 민담 속에 살아 있는 민족 본연의 정체성을 되찾았으면 하는 예이츠의 바람을 싣고 있는 듯하다.
또한 이 책을 읽다 보면, 아일랜드 사람들이 요정과 같은 신비로운 존재를 의심 없이 받아들이며, 진심으로 믿고 있다는 점을 발견할 수 있다. 예이츠는 이러한 점이 켈트 민족 본연의 포용성을 보여준다는 점에서, 이 요정 이야기들을 통해 사회 구조상 여러 가지로 분열된 민족이 하나로 뭉칠 수 있다는 희망을 느꼈다고 추측해 볼 수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