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원숭이와 본질

원숭이와 본질

  • 올더스 헉슬리
  • |
  • 해윤
  • |
  • 2016-09-02 출간
  • |
  • 216페이지
  • |
  • 150 X 211 X 15 mm /303g
  • |
  • ISBN 9791195587131
★★★★★ 평점(10/10) | 리뷰(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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출판사서평

-첨단 문명에 의해 붕괴된 미래 세계의 암울한 모습-

제 3차 세계대전(원자폭탄대전)이 끝난 후 인류의 정신은 물론 물질적 문화가 붕괴된 미래 세계의 암울한 모습을 그린 헉슬리의 수작으로 평가 받는 작품이다.
『멋진 신세계』에서는 소마에 찌든 사람을 국가가 평생 관리해주는 미래를 보여주지만, 이 작품에서는 소마처럼 기분이 유쾌해지는 요소는 찾기가 어렵다. 신세계를 누리는 사람들이 핵전쟁 이후 사탄적인 신정정치의 지배를 받았기 때문이다. 헉슬리는 제3차 세계대전이 벌어지게 된 경위를 묘사하기 위해 원숭이를 등장시킨다. 그는 제2차 세계대전의 악몽이 채 가시지 않았는데도 먼 훗날에 핵폭탄이 참극을 빚어낼 거라고 전망했다. 미래를 옛 방식으로 표현해 낸 작품과 마찬가지로 이 작품은 자만과 냉소가 가득한 곳을 배경으로 삼고 있다.
헉슬리는 과학의 위력을 억제하지 않았다. 이를테면, 동양의 신비주의인 중용과 혜안을 발휘하지 않은 채 동양과 서양이라는 두 세계에서 벌어질 수 있는 시나리오 중 최악의 것을 선택했다. 아울러 신新우생학을 과감히 다루고 있는 헉슬리는 이 문제가 훗날 부딪치게 될 딜레마라는 점을 지적하기 위해 스스로 파국을 그려내고 있다.

'시저'에 짓밟힌 아인슈타인

헉슬리는 3차 대전이 벌어지게 된 경위를 묘사하기 위해 원숭이를 등장시킨다(제2차 세계대전의 악몽이 채 가시지 않았는데도 그는 먼 훗날에도 핵폭탄이 참극을 빚어낼 거라고 전망했다). 아인슈타인 박사나 패러데이를 비롯한 과학자의 실명이 거명만 돼도 독자 입장에서는 꽤 반갑겠지만, ‘각본’에서는 원숭이의 포로가 되어 숱한 학대를 받다가 결국에는 제3차 세계대전의 도화선이 될 생화학무기를 퍼뜨리는 장본인으로 전락하고 만다. 원숭이는 지구를 폐허로 만든 무지몽매한 위정자를 비유한 것으로 풀이된다. 비상한 머리로 생화학무기와 핵무기를 발명한 과학자의 손은 막강한 권력 앞에서 속절없이 스위치를 내리게 된다는 이야기다.
헉슬리 가문을 염두에 둔다면 아이러니컬한 발상이 아닐 수 없다. 조부 토마스 헨리 헉슬리가 다윈의 진화론을 발전시킨 저명한 과학자였고, 줄리안 헉슬리(형)는 생물학자 출신으로 유네스코 사무총장을 역임했으며, 이복동생인 앤드류 헉슬리는 노벨상을 수상한 유명한 생리학자였음에도 원숭이와 과학을 비관적으로 풍자했기 때문이다. 물론 원숭이가 썩 긍정적인 이미지를 주진 않지만 말이다.

소설의 정형을 깨다

『원숭이와 본질』은 ‘탤리스’와 ‘각본’으로 구성되어 있다. 극작가 탤리스는 나와 밥 브릭스(할리우드에서 극작가로 활약했다는 점으로 미루어 볼 때 헉슬리가 동료인 크리스토퍼 이셔우드를 의식해서 창출해낸 인물이 아닐까 싶다. 물론 ‘나’는 헉슬리 본인일 것이다)가 소각장으로 가던 트럭에서 우연히 떨어진 시나리오를 발견하면서 처음 소개된다.
탤리스에 호기심이 충만해진 밥이 그를 찾기 위해 수소문해보지만 “그가 6주 전에 죽었다”는 안타까운 소식을 어느 노파에게서 듣게 된다. 이때 소설은 탤리스의 사망을 둘러싼 대화를 끝으로 2부인 각본에 진입한다. 어쩌면 <원숭이와 본질>의 “결말을 알고 싶다”는 브릭스의 말이 각본을 게재하겠다는 사전암시가 아니었나 싶다.
그런데 초반에 삽입된 각본과 1부(‘탤리스’)가 서로 별개라고 보기에는 좀 무리가 있다. 두 주인공(나와 밥 브릭스)이 찾던 목표(탤리스)가 또 다른 주인공(풀 박사와 룰라)의 눈을 통해 발견된다는 점도 그렇지만, ‘탤리스’에서 나와 밥 사이에 오가는 인물이나 소재가 각본에서도 적잖이 등장하기 때문이기도 하다. 작가가 각본을 영리하게 덧붙인 덕에 독자는 소설과 시나리오의 경계가 모호해지는 인상을 받는다. 물론 각본을 먼저 쓰고 나서 ‘탤리스’를 앞에 추가했을지도 모르겠다.
아울러 『원숭이와 본질』은 단순한 소설에 그치지 않고 영화를 보는 듯한 생동감도 만끽할 수 있다. 이를테면, 작품에서 부정한 그릇으로 전락한 여성에게는 “NO”가 새겨진 패치를 달고 다니는데 헉슬리가 간간이 NO를 연이어 쓴 까닭은 카메라에 잡힌 패치를 묘사하기 위함으로 봄직하다. 그 외에도 독자의 상상력을 자극하는 대목이 더러 있으니, 열린 마음으로 작품을 음미한다면 작가의 천재성을 새삼 느끼게 될 것이다.

본문 속으로

그는 재능이 없는 예술가답게 의분을 터뜨리며 본인의 부족한 재능이 가져온 애석한 결과를 질책할 요량으로 애먼 희생양을 비난했다.
“간디가 예술에 관심이 있었을까요?” 내가 물었다.
“간디요? 물론 아니죠.”
“저도 아니라고 생각합니다.” 내가 맞장구를 쳤다. “예술이든, 과학이든 관심이 없을 터, 그래서 우리가 그를 죽인 것이죠.”
“우리라고요?”
“예, 우리요. 똑똑하고 능동적인 데다 선견지명도 있고 질서와 완벽을 신봉하는 우리가 말입니다. 간디는 민중의 가치만을 믿은 수동적인 인물이었죠. 천하고 불결한 그들은 마을마다 자치권을 행사하며 일개 승려에 불과한 브라만을 신봉하고 있었으니 이를 마냥 두고 볼 수는 없었겠지요. 우리가 죽인 것이 어쩌면 당연한 건지도 모르겠습니다.”
내가 말을 꺼냈지만 그것이 화제의 전말은 아닌 듯싶었다. 전말에는 (이를 배격이라 치부할지는 몰라도) 모순점도 들어있었기 때문이다. 즉, 민중의 가치만을 믿었다는 그가 민족주의라는 대중적 광기에 영합하는가 하면, 자칭 초인의 대열에 합류하는 동시에 악마성을 띤 민족국가 제도에도 발을 들여놓았으니 말이다. 그러면서도 저 딴에는 광기를 누그러뜨리고 국가의 악마성을 인간적인 무언가로 바꿀 수 있으리라 상상했다. 하지만 민족주의와 권력의 정치는 그가 감당하기에는 분명 무리가 있었다. 성인 간디는 조직 중심부를 비롯하여 그 안에서는 획일적인 광기를 치유할 수가 없다. 오로지 바깥, 주변부에서나 가능할 테니까. 그가 기계, 즉 집단적 광기가 구현되는 것의 부속품이 된다면 결과는 둘 중 하나로 압축될 것이다. 첫째는 존속하는 경우다. 이때 기계는 그를 가급적 오랫동안 이용해먹다가 쓸모가 없어지면 제거하거나 폐기처분할 것이고, 둘째는 그가 순행과 역행을 거듭하는 메커니즘의 형상으로 탈바꿈하게 된다는 것이다. 이럴 경우라면 종교 재판소뿐 아니라 성직자의 특권을 보장할 폭군의 연합세력이 등장하게 마련이다
-1부 탤리스 11~12p

“당연한 상식에는 무지하다…….”
‘지식’은 무지의 또 다른 이름이라는 점은 덧붙이지 않아도 될 듯싶다. 매우 조직적인 데다, 물론, 특출하게 과학적이라는 사실이 되레 원숭이의 심기를 건드렸으니 말이다. 무지가 단순한 무지일 때 우리는 여우원숭이와 마모셋과 짖는원숭이에 불과하다. 오늘날, 인간의 지식이라는 숭고한 무지 덕택에 인류의 위상은 크게 높아져 말단은 개코원숭이요, 최고는 오랑우탄이나 ‘사회의 구주’라는 계급을 마련한다면 단연 고릴라가 차지할 것이다.
암컷 원숭이가 마이크를 잡았다. 그녀는 고개를 돌리고는 무릎을 꿇은 패러데이를 주시했다. 아픈 허리를 펴려는 그 순간에 말이다.
“허리를 구부리세요, 어르신, 몸을 낮추시라고요!”
어조로 보아 사정을 봐줄 것 같진 않다. 그녀는 나이가 지긋한 박사에게 산호가 박힌 승마용 회초리로 상처를 입힌다. 패러데이가 고통스런 인상을 쓰며 다시금 허리를 구부리자 객석에 있던 원숭이들의 박장대소가
이어진다. 무대에 오른 암컷은 관중에게 키스를 날리며 마이크를 끌어온다. 그러고는 무시무시한 이빨을 드러내며 열창을 시작한다. 최근 인기몰이 중인 노래를 저음으로 부른다.

사랑하라, 사랑하라, 사랑하라
사랑은 생각과 행동을 비롯한 모든 것의
본질이라네
내게 다오, 내게 다오, 내게 다오
디튜미슨스를 다오
사랑은 바로 당신이라오

패러데이의 얼굴이 클로즈업된다. 놀라움과 혐오감, 분노, 수치심과 고뇌에 못 이겨 주름진 뺨에 눈물이 주르르 흐른다.
-2부 각본 41~43p

내래이션

잔인성과 동정심은 염색체에 녹아있다.
모든 인류는 자비스럽지만, 살인마이기도 하다
개를 애지중지하면서도 다하우를 건설하고
온 도시를 포격하면서도 고아를 사랑하고
린치에 항거하면서도 오크리지는 찬성하고
훗날에는 박애정신이 가득하겠지만 지금은 엔카바데의 편에 선다
누구는 처형하고, 누구에게는 동정을 느끼는가?
이게 다 즉흥적인 관행이나
펄프에 적힌 글귀나, 라디오에서 떠드는 소리나
공산화된 유치원이나 첫 영성체가 결정하는 것이다
자신의 본질을 아는 자만이
숱한 원숭이가 되진 않았다
-2부 각본 79~80p

총재가 정중히 목례한다. 그러자 대주교는 두 손을 올려 관에 달린 두 뿔에 대고는 영이 충만한 손가락을 총재의 이마에 살포시 얹는다.
“주님의 뿔에 상하지 않기를 기도하나이다.”
“아멘.” 총재는 자세를 바로잡자마자 경건한 신앙인에서 약삭빠른 사업가로 어투를 바꾼다. “오늘밤은 별 문제 없겠죠?”
대주교는 비록 목소리는 열 살배기 어린애 같지만, 베테랑 성직자답게 장황하고 음절도 긴 언어를 구사하는 까닭에 매우 경건해 보일 뿐 아니라, 일행과는 구별된 존재로 사는 데는 일찍이 잔뼈가 굵었다. 그는 만사가 순조로울 거라고 답한다. 세 뿔을 단 종교재판관과 패서디나 족장의 감독하에 독실한 준사제와 무리는 정착촌을 돌며 매년 인구조사를 벌여왔다. 괴물을 낳은 엄마는 뚜렷한 표가 났다. 머리가 밀리고 사전 태형이 실시된 것이다. 이맘때면 모든 죄인은 리버사이드와 샌디에이고 및 로스앤젤레스에 마련된 3대 정화센터로 이송되었다. 칼과, 축성된 황소 음경이 마련되고, 천재지변이 없는 한, 의식은 지정된 시간에 거행될 것이다. 대지의 정화식은 명일 동이 트기 전에 끝내야 한다.
대주교는 뿔을 상징하는 손가락을 치켜들고 얼마간 묵상에 잠긴다. 그러고는 눈을 뜨고 오열을 맞춘 성직자 일행으로 몸을 돌린다.
“대머리를 다 잡아들여라. 타락한 그릇이자, 벨리알의 분노를 보여주는 산증인을 잡아 굴욕의 자리로 끌어내라!”
이때 열두 장로와 준사제들은 황급히 계단을 내려가 어미들이 몰린 군중 속으로 흩어진다.
“빨리, 서둘러라!”
“벨리알의 이름으로.”
삭발한 여인들이 마지못해 하나 둘씩 천천히 일어난다. 어린 기형아가 젖으로 풍만한 가슴에 눌린다. 입구로 가던 그들은 여느 통곡보다 더 참혹한 표정으로 침묵 속에 고통을 호소한다.
지푸라기 자루에 앉은 폴리를 미디엄 쇼트로 촬영한다. 젊은 준사제가 다가가 그녀를 억지로 일으켜 세운다.
“일어나!” 그는 분노와 악의에 찬 어린아이의 목소리로 소리를 지른다.
“빨리 일어나라니까, 타락의 원흉아!”
이번에는 뺨을 내리친다. 폴리는 연신 더 맞을까봐 움츠리다가 달음질하듯 입구 주변의 어미들과 합류한다.
-2부 각본 109~111p

“진보와 민족주의?이 둘은 당신께서 인간의 머리에 심어둔 위대한 사상이요. 진보를 둘러싼 이론이란 아무 대가 없이 무언가를 얻을 수 있다는 이론이고, 한 밭에서 대가를 지급하지 않고 무언가를 손에 넣으면 다른 밭에서도 그럴 수 있다는 이론이며, 당신만이 역사의 의미를 이해할 수 있고, 50년 후를 내다볼 수 있다는 이론이며, 경험에 관계없이 지금 벌이고 있는 행동의 결과를 예견할 수 있다는 이론이며, 유토피아가 조만간 실현될 거라는 이론이며, 이상적인 목적이라면 가장 가증스런 수단도 정당화되기 때문에 약탈과 사기, 고문뿐 아니라, 지상낙원의 걸림돌이 된다고 판단되는(정의상 오류가 없는 판단) 모두를 노예로 삼거나 죽일 수 있는 특권과 의무가 있다는 이론이요. 칼 마르크스가 한 말을 생각해보시오. ‘무력은 진보의 산파다.’ 물론 마르크스라면?벨리알님은 애초부터 그런 비밀을 누설하고 싶어 하진 않으셨지만?‘진보는 무력의 산파다.’라는 말도 덧붙였을 거요. 기술의 진보가 무차별적인 파괴를 자행할 수단을 제공했다면, 정치?도덕적 진보라는 허상은 이 같은 수단의 활용을 극대화하는 명분으로 작용했기에 산파에는 이중적인 의미가 담겨있다는 거요. 외람된 말이지만, 신앙이 없는 사학자는 미치광이에 불과하오. 근대사를 장기간 연구할수록 벨리알님의 든든한 손이 존재한다는 증거를 발견하게 되죠.” 대주교는 손가락을 치켜 올려 머리에 대고는 포도주를 들이키며 기분을 달랜다. “그리고 민족주의란, 본의 아니게 종속된 국가가 유일한 신이며 다른 국가는 거짓된 신이라는 이론이고, 참이든 거짓이든 모든 신은 비행청소년 같은 사고방식을 갖고 있으며, 특권이나 권력 혹은 부를 쟁취하려는 투쟁은 곧 진선미를 위한 개혁이라는 이론이오. 그런 이론이 역사의 한 정점에서 보편적으로 수용되었다는 사실은 벨리알님이 존재한다는 증거이기도 합니다. 결국에는 당신께서 승전한다는 가장 유력한 증거 말입니다.”
-2부 각본 133~134p

“강의는 어땠소?” 박사가 다가올 때 그가 새된 소리로 묻는다.
“아주 훌륭했습니다.”
“진심이오?”
“정말입니다.”
대주교는 만족스러운 듯 씩 웃는다.
“훌륭하다니 기분은 좋구려.”
“19~20세기의 종교에 대한 말씀이 특히 마음에 와 닿았습니다. 『예레미야』에서 『사사기』로, 개인성이자 보편성에서 민족주의적인 내분으로 퇴보했다는 대목 말입니다.”
대주교가 머리를 끄덕인다.
“그래요, 위기일발이 따로 없었지요. 인류가 개인성과 보편성을 고집했더라면 만상의 질서와 조화를 이루었을 테고, 그러면 파리대왕은 끝장이 났을 거요. 하지만 다행히 벨리알은 수많은 동맹을?민족과 교회 및 정당?거느리며 저들의 편견을 선용해왔소. 물론 이데올로기도 예외는 아니었지. 저들이 핵폭탄을 개발했을 때 벨리알은 인간의 정신을 기원전 900년 이전으로 되돌려 놓았지요.”
“그리고 ……” 박사가 덧붙인다. “동양과 서양의 접촉도 공감이 가더군요. 두 세계가 최악의 시나리오를 선택하게 된 경위 말입니다. 이를테면, 동양은 서양의 민족주의와 군비, 영화 및 마르크스주의를, 서양은 동양의 폭정과 미신, 그리고 사생활에 대한 무관심을 선택했으니 한마디로, 벨리알은 인류가 두 세계의 가장 나쁜 것만 골라잡도록 유도한 것이 분명합니다.”
“최선을 선택했다면 어떻게 되었겠소!” 대주교가 카랑카랑 쇳소리로 탄성을 지른다.
“동양의 신비주의는 서양과학의 적절한 활용을 분명히 짚어둘 것이고, 동양의 처세술은 서양의 에너지를 개량할 것이며, 서양의 개인주의는 동양의 전체주의를 누그러뜨리지 않겠소.” 그는 치가 떨린다는 듯 고개를 절래절래 흔든다.
“그랬다면 천국이 도래했을 거요. 다행히 벨리알의 은혜가 다른 신의 것보다 위대했으니 망정이지.”
대주교는 새된 소리로 웃다가, 박사의 어깨에 손을 얹으며 제의실로 동행한다.
“알다시피, 난 박사가 참 마음에 드오.” 칭찬을 들은 풀은 쑥스러워 우물댄다.
-2부 각본 189~191p

목차

내래이션

잔인성과 동정심은 염색체에 녹아있다.
모든 인류는 자비스럽지만, 살인마이기도 하다
개를 애지중지하면서도 다하우를 건설하고
온 도시를 포격하면서도 고아를 사랑하고
린치에 항거하면서도 오크리지는 찬성하고
훗날에는 박애정신이 가득하겠지만 지금은 엔카바데의 편에 선다
누구는 처형하고, 누구에게는 동정을 느끼는가?
이게 다 즉흥적인 관행이나
펄프에 적힌 글귀나, 라디오에서 떠드는 소리나
공산화된 유치원이나 첫 영성체가 결정하는 것이다
자신의 본질을 아는 자만이
숱한 원숭이가 되진 않았다

저자소개

저자 올더스 헉슬리는 영국 소설가이자 시인이며 비평가이다. 1894년 7월 26일 영국 고달밍에서 토머스 헉슬리의 셋째 아들로 태어나, 이튼과 옥스퍼드의 밸리올 대학에서 학업을 이었다.
그의 작품 『멋진 신세계』는 1932년 작품임에도 지금까지도 스테디셀러 반열에 오르는가 하면 각종 미디어의 조명을 받으며 영화도 세 차례 이상 제작될 만큼 그의 통찰력은 매우 강렬했다. 다작으로 유명한 작가임에도 국내에 번역 출간된 소설은 고작해야 『멋진 신세계Brave New World』와 『영원의 철학The Perennial Philosophy』, 『다시 찾아본 멋진 신세계Brave New World Revisited』 및 『아일랜드Island』가 거의 전부이다. 이 책 『원숭이와 본질Ape and Essence』 또한 암울한 미래(디스토피아)를 그려냈지만 『멋진 신세계』 못지않게 작품에서 표현해낸 절묘한 감각과 구성이 탁월하다는 평가를 받고 있다. 그 밖의 주요 저서로는 『The Doors of perception and Heaven and Hell』, 『After mant a Summer Dies the Swan』, 『The Defeat of Youth and Other Poems』, 『Crome Yellow』, 『Devils of Loudun』, 『Mortal Coils』 등이 있다.

도서소개

《멋진 신세계》의 올더스 헉슬리 최고의 걸작으로 손꼽히는 『원숭이와 본질』. 제3차 세계대전(원자폭탄대전)이 끝난 후 인류의 정신은 물론 물질적 문화가 붕괴된 미래 세계의 암울한 모습을 그린 작품이다. 《멋진 신세계》에서는 소마에 찌든 사람을 국가가 평생 관리해주는 미래를 보여주지만, 이 작품에서는 소마처럼 기분이 유쾌해지는 요소는 찾기가 어렵다. 신세계를 누리는 사람들이 핵전쟁 이후 사탄적인 신정정치의 지배를 받았기 때문이다. 헉슬리는 제3차 세계대전이 벌어지게 된 경위를 묘사하기 위해 원숭이를 등장시킨다. 그는 제2차 세계대전의 악몽이 채 가시지 않았는데도 먼 훗날에 핵폭탄이 참극을 빚어낼 거라고 전망했다. 미래를 옛 방식으로 표현해 낸 작품과 마찬가지로 이 작품은 자만과 냉소가 가득한 곳을 배경으로 삼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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