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언어의 무지개

언어의 무지개

  • 고종석
  • |
  • 알마
  • |
  • 2015-04-06 출간
  • |
  • 324페이지
  • |
  • ISBN 9791185430522
★★★★★ 평점(10/10) | 리뷰(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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출판사서평

언어의 무지개_서문을 대신하여
어떤 두 사람이 자신의 언어로 얘기를 하면서 서로 의사소통을 할 수 있다면 그들은 같은 언어를 쓰는 것이다. 그들이 자신의 언어로 얘기를 하면서 서로 의사소통을 할 수 없다면 그들은 다른 언어를 쓰는 것이다. 그런데 21세기 한국인들은 7?10세기 한국어를 이해할 수 없다. 7?10세기 한국인들이 21세기 한국어를 이해할 수 없는 것은 말할 나위도 없다. 그렇다면 7~10세기 한국어와 21세기 한국어는 ‘다른’ 언어다._15쪽

사실 제2차 세계대전으로 크게 쇠락한 것은 독일이 아니라 독일어였다. 나치즘의 문화사적 의미 가운데 우리가 놓치기 쉬운 것 하나는 그것이 학술언어로서 독일어의 몰락을 가져왔다는 사실이다. 이것은 자연과학에서만이 아니라 사회과학에서나 인문학에서도 마찬가지다. 그 점에서 히틀러는 정치사나 전쟁사적으로만이 아니라 문화사적으로도 크게 문제적인 개인이다. 그가 아니었다면 20세기 후반에 독일어로 쓰였을 게 틀림없던 수많은 학문적 걸작들이 영어로 쓰였다. 독일과 오스트리아, 그리고 점령 지역의 가장 뛰어난 재능들이 히틀러를 피해서 영어권 세계로 탈출해 정착했고, 자신들의 작업언어를 독일어에서 영어로 바꿨기 때문이다._25쪽

지구 문명은 여러 이질적 문명들이 혼재된, 감염된 문명이다. 다시 말해 튀기 문명이다. 우리는 모두 감염된 인간이고, 감염된 언어의 사용자다. 독자들과 내가 쓰는 한국어에는 한국 고유의 것으로 간주되는 요소만이 아니라, 중국적 요소, 일본적 요소, 미국적 요소들이 섞여 있다. 그 한국어에 미국적 요소가 섞여 있다는 것은, 미국적인 것에 흡수된 영국적 요소, 프랑스적 요소, 고대 로마적 요소, 고대 그리스적 요소, 고대 이집트적 요소가 섞여 있다는 뜻이다. 이 모든 요소들이 섞이고 스미고 버무려지고 반죽돼 내 언어를 이루고 내 교양을 이루고 내 정체성을 이룬다. 그 정체성은 감염된 정체성이다._31쪽

01 우리는 모두 그리스인이다
민족주의의 융성이 한 민족의 독립을 가져올 수는 있지만, 독립을 얻은 민족의 구성원들을 자유롭게 할 수는 없다. 역사는 그것을 증명한다. 민족주의는, 그것이 강대국의 민족주의든 약소국의 민족주의든, 얼마나 자주 대외적 패권주의와 대내적 집단주의를 가져왔는가?_53쪽

인류문화사의 관점에서, 늘상 나를 황홀경으로 몰고가는 한 시기가 있다. 그것은 유럽문화의 바탕을 마련한 고대 그리스·로마 시절도 아니고, 이백·두보·한유·유종원이 각기 문재文才를 뽐내며 세련된 귀족적·국제적 문화를 꽃피웠던 중국 당唐대도 아니고, 천재와 완전인完全人의 시절이라고 할 만한 유럽의 르네상스 시기도 아니고, 서양 르네상스의 한국판이라고 할 만한 영·정조 치하 실학의 전성기도 아니다. 그런 돌출한 문화적 개화開花들도 어느 정도 내 마음을 뛰게 하지만, 그것들보다 더 내게 감동을 주는 것은 일본 에도 중기 이래의 란가쿠(蘭學, 네덜란드 문헌들을 통한 서양 학술 연구)와 메이지 시대 이후의 번역 열풍이다. 에도 시대의 란가쿠와 메이지 시대의 번역 열풍이야말로 한문 문명권과 그리스·로마 문명권을 융화시키며 동서 문화 교섭의 가장 빛나는 장면을 연출했다고 판단하기 때문이다._54쪽

우리말에서 일본어의 잔재를 솎아낸다는 것이 일부 순수주의자들이 주장하듯 일본어에서 수입된 한자어까지를 배척하는 것이라면, 우리들은 외마디 소리 말고는 단 한 문장도 제대로 입 밖에 낼 수가 없을 것이다. 우리 국어사전에 올라 있는 어휘의 태반은 한자어이고, 그 한자어의 태반은 일본에서 만들어진 말들이기 때문이다. 우리 논의의 출발점이 된 책이 다루고 있는 주제인 ‘민족주의’라는 말 역시 일본인들의 발명품이다._59쪽

우리는 우리가 원했든 원하지 않았든, 일본 사람들의 노력으로 한자어화된 서양의 문화를 손쉽게 빌려 쓰는 길을 걸었다. 확실한 것은, 메이지 이래 일본 열도에서 만들어진 무수한 신조어들은 한자라는 매개를 통해 즉각 한국어에 흡수됨으로써 한국어의 어휘를 배가시키고 한국인들의 세계 인식 수준을 크게 높였다는 사실이다. 그 모든 것을 우리 자신의 힘만으로 해내지 못했다고 해서, 우리말의 풍부화와 그것을 통한 우 리 의식의 획기적 전환이 우리에게 좋은 일이었다는 사실마저 변하는 것은 아니다._60쪽

한글로 쓰인 첫 번째 한국어 문장은, 서울 지하철 3호선 교대역 내벽에도 크게 새겨져 있는, 그 유명한 “나랏말?미 듕귁에 달아 문?와로 서르 ??디 아니? ?…” 운운인데, 한글 탄생의 매니페스토라고 할 만한 이 문장 자체가 《훈민정음 언해》라는 이름의 번역문이다. 다시 말해 그 원문은 고전 중국어, 즉 한문인 것이다._82?83쪽

목차

언어의 무지개_서문을 대신하여
01 우리는 모두 그리스인이다_영어공용어화 논쟁에 대하여
02 버리고 싶은 유산, 버릴 수 없는 유산_한자에 대한 단상
03 말
04 표준어의 폭력_국민국가 내부의 식민주의
05 외래어와의 성전_매혹적인 그러나 불길한 순혈주의
06 여자의 말, 남자의 말_젠더의 사회언어학
07 거짓말이게 참말이게_역설의 풍경
08 한글, 견줄 데 없는 문자학적 호사
09 구별짓기와 차이 지우기_방언의 사회정치학
10 부르는 말과 가리키는 말_친족명칭의 풍경
11 합치고 뭉개고_흔들리는 모음체계
12 ‘한글소설’이라는 허깨비
13 눈에 거슬려도 따라야 할 ‘국어의 로마자 표기법’
14 언어는 생각의 감옥인가_사피어-워프 가설에 대하여
15 두 혀로 말하기_다이글로시아의 풍경
16 한국어의 미래
17 경어
18 기쁘다와 기뻐하다_심리형용사에 대하여
19 부정문에 대하여
20 한국어의 시제

저자소개

저자 : 고종석
저자 고종석은 1959년 서울에서 태어났다. 성균관대학교와 파리사회과학고등연구원EHESS에서 법학과 언어학을 전공하고, 서른 해 가까이 신문기자로 일했다. 지은 책으로는 글쓰기 강의록 《고종석의 문장》(전2권), 사회비평집《서얼단상》《바리에떼》《자유의 무늬》《신성동맹과 함께 살기》《경계 긋기의 어려움》, 문화비평집 《감염된 언어》《코드 훔치기》《말들의 풍경》, 한국어 크로키 《사랑의 말, 말들의 사랑》《어루만지다》《언문세설》《국어의 풍경들》, 역사인물 크로키《여자들》《히스토리아》《발자국》, 영어 크로키《고종석의 영어 이야기》, 시 평론집 《모국어의 속살》, 장편소설《기자들》《독고준》《해피 패밀리》, 소설집《제망매》《엘리아의 제야》, 여행기《도시의 기억》, 서간집《고종석의 유럽통신》, 독서일기《책 읽기, 책 일기》, 인터뷰 《고종석의 낭만 미래》 들이 있다.

도서소개

「고종석 선집: 언어학」『언어의 무지개』는 작가 고종석의 사유 세계 근간이라 할 수 있는 언어학 에세이를 엄선해 담았다. 책에는 고종석의 단행본 《감염된 언어》《말들의 풍경》《국어의 풍경들》《자유의 무늬》 중에서 선집의 위상에 걸맞은 글 20편을 가려 수록했다. 고종석은 학술적 딱딱함도, 화려한 말잔치도 아닌 적절한 균형의 지점에서 ‘언어란 무엇인가, 한국어란 무엇인가’라는 질문에 답을 해나간다. 그 과정에서 영어와 한자의 위상을 어떻게 정립해야 할지, 이른바 ‘한국어’의 실체란 무엇인지 등 민감한 문제에 대한 치밀한 논의를 펼친다. 또한 표준어/사투리, 외래어/순우리말 등을 둘러싸고 벌어지는 치열한 투쟁의 양상을 살펴보는가 하면, 모음체계의 변화와 심리형용사.부정문.시제 등 한국어의 다양한 풍경들을 세심하게 바라보고 있다.
언어의 무지개_서문을 대신하여
어떤 두 사람이 자신의 언어로 얘기를 하면서 서로 의사소통을 할 수 있다면 그들은 같은 언어를 쓰는 것이다. 그들이 자신의 언어로 얘기를 하면서 서로 의사소통을 할 수 없다면 그들은 다른 언어를 쓰는 것이다. 그런데 21세기 한국인들은 7?10세기 한국어를 이해할 수 없다. 7?10세기 한국인들이 21세기 한국어를 이해할 수 없는 것은 말할 나위도 없다. 그렇다면 7~10세기 한국어와 21세기 한국어는 ‘다른’ 언어다._15쪽

사실 제2차 세계대전으로 크게 쇠락한 것은 독일이 아니라 독일어였다. 나치즘의 문화사적 의미 가운데 우리가 놓치기 쉬운 것 하나는 그것이 학술언어로서 독일어의 몰락을 가져왔다는 사실이다. 이것은 자연과학에서만이 아니라 사회과학에서나 인문학에서도 마찬가지다. 그 점에서 히틀러는 정치사나 전쟁사적으로만이 아니라 문화사적으로도 크게 문제적인 개인이다. 그가 아니었다면 20세기 후반에 독일어로 쓰였을 게 틀림없던 수많은 학문적 걸작들이 영어로 쓰였다. 독일과 오스트리아, 그리고 점령 지역의 가장 뛰어난 재능들이 히틀러를 피해서 영어권 세계로 탈출해 정착했고, 자신들의 작업언어를 독일어에서 영어로 바꿨기 때문이다._25쪽

지구 문명은 여러 이질적 문명들이 혼재된, 감염된 문명이다. 다시 말해 튀기 문명이다. 우리는 모두 감염된 인간이고, 감염된 언어의 사용자다. 독자들과 내가 쓰는 한국어에는 한국 고유의 것으로 간주되는 요소만이 아니라, 중국적 요소, 일본적 요소, 미국적 요소들이 섞여 있다. 그 한국어에 미국적 요소가 섞여 있다는 것은, 미국적인 것에 흡수된 영국적 요소, 프랑스적 요소, 고대 로마적 요소, 고대 그리스적 요소, 고대 이집트적 요소가 섞여 있다는 뜻이다. 이 모든 요소들이 섞이고 스미고 버무려지고 반죽돼 내 언어를 이루고 내 교양을 이루고 내 정체성을 이룬다. 그 정체성은 감염된 정체성이다._31쪽

01 우리는 모두 그리스인이다
민족주의의 융성이 한 민족의 독립을 가져올 수는 있지만, 독립을 얻은 민족의 구성원들을 자유롭게 할 수는 없다. 역사는 그것을 증명한다. 민족주의는, 그것이 강대국의 민족주의든 약소국의 민족주의든, 얼마나 자주 대외적 패권주의와 대내적 집단주의를 가져왔는가?_53쪽

인류문화사의 관점에서, 늘상 나를 황홀경으로 몰고가는 한 시기가 있다. 그것은 유럽문화의 바탕을 마련한 고대 그리스·로마 시절도 아니고, 이백·두보·한유·유종원이 각기 문재文才를 뽐내며 세련된 귀족적·국제적 문화를 꽃피웠던 중국 당唐대도 아니고, 천재와 완전인完全人의 시절이라고 할 만한 유럽의 르네상스 시기도 아니고, 서양 르네상스의 한국판이라고 할 만한 영·정조 치하 실학의 전성기도 아니다. 그런 돌출한 문화적 개화開花들도 어느 정도 내 마음을 뛰게 하지만, 그것들보다 더 내게 감동을 주는 것은 일본 에도 중기 이래의 란가쿠(蘭學, 네덜란드 문헌들을 통한 서양 학술 연구)와 메이지 시대 이후의 번역 열풍이다. 에도 시대의 란가쿠와 메이지 시대의 번역 열풍이야말로 한문 문명권과 그리스·로마 문명권을 융화시키며 동서 문화 교섭의 가장 빛나는 장면을 연출했다고 판단하기 때문이다._54쪽

우리말에서 일본어의 잔재를 솎아낸다는 것이 일부 순수주의자들이 주장하듯 일본어에서 수입된 한자어까지를 배척하는 것이라면, 우리들은 외마디 소리 말고는 단 한 문장도 제대로 입 밖에 낼 수가 없을 것이다. 우리 국어사전에 올라 있는 어휘의 태반은 한자어이고, 그 한자어의 태반은 일본에서 만들어진 말들이기 때문이다. 우리 논의의 출발점이 된 책이 다루고 있는 주제인 ‘민족주의’라는 말 역시 일본인들의 발명품이다._59쪽

우리는 우리가 원했든 원하지 않았든, 일본 사람들의 노력으로 한자어화된 서양의 문화를 손쉽게 빌려 쓰는 길을 걸었다. 확실한 것은, 메이지 이래 일본 열도에서 만들어진 무수한 신조어들은 한자라는 매개를 통해 즉각 한국어에 흡수됨으로써 한국어의 어휘를 배가시키고 한국인들의 세계 인식 수준을 크게 높였다는 사실이다. 그 모든 것을 우리 자신의 힘만으로 해내지 못했다고 해서, 우리말의 풍부화와 그것을 통한 우 리 의식의 획기적 전환이 우리에게 좋은 일이었다는 사실마저 변하는 것은 아니다._60쪽

한글로 쓰인 첫 번째 한국어 문장은, 서울 지하철 3호선 교대역 내벽에도 크게 새겨져 있는, 그 유명한 “나랏말?미 듕귁에 달아 문?와로 서르 ??디 아니? ?…” 운운인데, 한글 탄생의 매니페스토라고 할 만한 이 문장 자체가 《훈민정음 언해》라는 이름의 번역문이다. 다시 말해 그 원문은 고전 중국어, 즉 한문인 것이다._82?83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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