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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주 한 분이 하얗게 걸리셨어요

우주 한 분이 하얗게 걸리셨어요

  • 정진규
  • |
  • 문예중앙
  • |
  • 2015-03-30 출간
  • |
  • 108페이지
  • |
  • ISBN 9788927806264
★★★★★ 평점(10/10) | 리뷰(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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출판사서평

흰 바탕에 그리는 천 개의 그림자

1960년에 등단해 시력 50년을 넘긴 원로시인 정진규의 새 시집 『우주 한 분이 하얗게 걸리셨어요』(문예중앙시선 38)가 출간됐다. 정진규 시인은 1960년 동아일보 신춘문예로 등단해 제1시집 『마른 수수깡의 평화』(1965) 등 17권의 시집을 상재했으며, 1988년부터 2013년까지 《현대시학》 주간을 지내는 등 그가 시단에 남긴 궤적은 뚜렷하다. 현재는 25년간 봉직했던 《현대시학》 주간직에서 물러나 경기도 안성의 자택 석가헌(夕佳軒)에서 집필 활동을 하고 있다.
새 시집 『우주 한 분이 하얗게 걸리셨어요』에는 시인의 다가갈 수 없는 영역에 대한 애틋한 ‘예감’이 내포되어 있다. 이제 여든을 바라보는 시인은 “이승과 저승을 가볍게 내왕”(「그림자놀이 1」)하며 ‘천 개의 손(千手)’으로 대상을 보고 매만지고 그것들과 조화를 이루고 소통하고자 한다. 수선 떨지 않고 죽음을 완강히 부인하지도 않으면서 “저곳에 대한 응답”마저도 담담하게 수신하고, 그것을 끝내 ‘시다운 시’로서 이어가고자 하는 ‘겸허’의 마음이 시집 곳곳에 드리워져 있다.

왼쪽 눈이 고장 나기 시작하더니 오른쪽 눈이 턱없이 밝아지기 시작했다 관음(觀音) 안경을 갈아 끼웠다 새로운 보행을 시작한 징조다 내 두 손은 민첩해졌다 그림자놀이를 시작했다 그림자놀이 천수(千手)를 두 개의 벽에 비추기 시작했다 두 개의 벽을 설치해놓았다 동영상이다 장차 천 개의 손들이 기대된다 이승의 벽과 저승의 벽을 내왕하기 시작했다 오른쪽 눈이 이승과 저승을 열었다 비로소 회사후소(繪事後素)다 우주 한 분이 하얗게 걸리셨어요
―「그림자놀이 1」 전문

회사후소(繪事後素)는 『논어』 팔일(八佾) 편에 나오는 공자의 말이다. “그림을 그리는 일은 흰 바탕이 있은 뒤에 할 일이다.” 이는 정진규 시인이 말하는 “새로운 보행”의 첫걸음이며, 반세기 시업을 통해 얻은 깨달음이라고 할 만하다. 해설을 쓴 전형철 시인은 이를 ‘새로운 귀환’이며 ‘운명적 귀환’이라고 말한다. “예술적, 시적 입장에서 보자면 하나의 원형적 초발심(初發心)으로의 귀환을 의미한다고 볼 수 있다. 본질을 차치하고 형식에 치우치게 된다면 그것은 진정한 시라고 볼 수 없다는 원론적인 인식이 작동하고 있는 것이다. 반세기 시업을 통해 시인이 다다른 깨달음 또한 이와 그 궤를 같이하고 있다. 시에 대한 근원, ‘시다운 시’의 그 태극과 조화에 대한 성찰이 시인의 새로운 믿음이 된 것이다.”(전형철 시인, 해설 「흰 바탕에 그리는 천 개의 그림자) 중에서)
“회사후소”에 이어 “우주 한 분이 하얗게 걸리셨어요”라고 고백하는 시인은 마치 우주의 실체를 본 듯하다. 그것은 그 무엇도 아니면서 모든 무엇인, 광활한 우주의 세계다. 그리고 시인은 천 개의 손을 가진 보살처럼 그 실체들에 대한 만남을 수행한다. 하지만 집착하지 않는다. 집착하지 않고 우주의 운행을 바라보는 자에게 시는 비로소 하나의 ‘놀이’가 되는 것이다. “시인은 시 쓰기 자체를 자신의 의지에 의해서가 아닌 시 자체에 의한 것이라 말한다. 이는 나와 대상의 분리적 인식이 아닌 불이(不二)의 정신에서 비롯된 것이다. 나라는 강력한 주체의 힘을 내려놓는 순간 시는 제 스스로 말하고, 움직이며 창조되는 활물(活物)이 되는 것이다.”(해설 「흰 바탕에 그리는 천 개의 그림자) 중에서)

■ 시인의 말

하이데거의 지적대로 ‘손’은 내 절대적 존재다. 내가 ‘시’를 쓰다 보면 내가 시를 쓰는 게 아니라 시가 시를 쓰게 하는 운동의 정체(正體)가 된다. 그 ‘나’와 시의 정체가 바로 나의 몸, ‘손’이다.
내 나이 여든을 바라보고 있다. 한계의 나이지만 탄력과 긴장을 잃지 않는 상태의 절대적 존재, 시다운 시에 응답할 수 있는 예감을 가지고 있다. 화자 우월성을 극복하고자 하는 평소 나의 화두에 충실코자 하는 그 자체다.
「그림자놀이 1」에 보면 나는 이제 이승과 저승에 가볍게 내왕하는 것으로 되어 있다. 드나드는 것으로 되어 있다. 그렇게 겁 없이 삶을 굴신자재(屈伸自在)하고 있다. 죄송하다. 두 개의 벽을 설치해 놓고 있다. 마침내 회사후소(繪事後素)다. 거기 “우주 한 분이 하얗게 걸리셨어요”라고 고백하고 있다. 거기 이승과 저승의 동영상을 내 천 개의 손이 비추는 것이 「그림자놀이」다. 솔직하게 고백한다. 이곳에 대한 응답만이 아니라, 저곳에 대한 응답도 나는 받고 있다. 내 손이 종전의 시를 쓸 때 받던 전율과 다른 응답을 받고 있다. 실체가 있는 「그림자놀이」를 하고 있다. 겸허의 뜻으로 속 그림자를 깊고 깊게 드리우고자 하였을 뿐 그 그림자는 날로 깊어가고 있음을 확인한다. 비로소 나는 소통의, 아포리아의 나이에 들어선 것일까.

목차

1부

그림자놀이 1
그림자놀이 2
그림자놀이 3
그림자놀이 4
그림자놀이 5
그림자놀이 6
그림자놀이 7
그림자놀이 8
그림자놀이 9
가을행行 1―하늘 비알
가을행行 2―귀품
가을행行 3―낙관
가을행行 4―천문학 콘서트
가을행行 5―번지미 색깔
가을행行 6―도지다
가을행行 7―호야
가을행行 8―깻잎 향기
가을행行 9―들어서다
가을행行 10―신격神格
가을행行 11―뭇국
가을행行 12―우듬지들

2부

규칙위반
연꽃 피었다
편도便道에 대하여
응답
가장자리
젖꼭지
예禮
연못에서
은신처의 밤
순산順産
상량문上樑文
건달의 시
빛으로 두들겨 패서
거처몸살
지네발 대비론
개가 불탄 자리
한일병원으로 가다
염殮

3부

연꽃 피는 날
누락에 대하여
한소식 만진 날
설거지
섶다리 위에서
매화시우梅花詩雨
송찬호 시인
꽃가뭄
네가 비워놓은 자리
참음, 교활한
물리지 않는 정자나무집 보리굴비
견고한 사냥
손가락질

최승자에게
DMZ 삼대
조지훈趙芝薰
설렁탕
장뇌삼론論
환희라는 꽃

해설

저자소개

저자 : 정진규
저자 정진규는 1939년 경기도 안성에서 태어나 1964년 고려대학교 국어국문학과를 졸업했다. 1960년 동아일보 신춘문예로 등단했다. 제1시집 『마른 수수깡의 평화』 이후 『有限의 빗장』, 『들판의 비인 집이로다』, 『매달려 있음의 세상』, 『비어 있음의 충만을 위하여』, 『연필로 쓰기』, 『뼈에 대하여』, 『별들의 바탕은 어둠이 마땅하다』, 『몸詩』, 『알詩』, 『도둑이 다녀가셨다』, 『本色』, 『껍질』, 『공기는 내 사랑』, 『律呂集·사물들의 큰언니』, 『무작정』 등 17권의 시집과 여러 권의 시선집이 있다. 한국시인협회상, 월탄문학상, 현대시학작품상, 공초문학상, 현대불교문학상, 이상시문학상, 만해대상, 혜산박두진문학상, 대한민국문화훈장수훈을 수상했다.

도서소개

『우주 한 분이 하얗게 걸리셨어요』에는 시인의 다가갈 수 없는 영역에 대한 애틋한 ‘예감’이 내포되어 있다. 이제 여든을 바라보는 시인은 “이승과 저승을 가볍게 내왕”(「그림자놀이 1」)하며 ‘천 개의 손(千手)’으로 대상을 보고 매만지고 그것들과 조화를 이루고 소통하고자 한다. 수선 떨지 않고 죽음을 완강히 부인하지도 않으면서 “저곳에 대한 응답”마저도 담담하게 수신하고, 그것을 끝내 ‘시다운 시’로서 이어가고자 하는 ‘겸허’의 마음이 시집 곳곳에 드리워져 있다.
흰 바탕에 그리는 천 개의 그림자

1960년에 등단해 시력 50년을 넘긴 원로시인 정진규의 새 시집 『우주 한 분이 하얗게 걸리셨어요』(문예중앙시선 38)가 출간됐다. 정진규 시인은 1960년 동아일보 신춘문예로 등단해 제1시집 『마른 수수깡의 평화』(1965) 등 17권의 시집을 상재했으며, 1988년부터 2013년까지 《현대시학》 주간을 지내는 등 그가 시단에 남긴 궤적은 뚜렷하다. 현재는 25년간 봉직했던 《현대시학》 주간직에서 물러나 경기도 안성의 자택 석가헌(夕佳軒)에서 집필 활동을 하고 있다.
새 시집 『우주 한 분이 하얗게 걸리셨어요』에는 시인의 다가갈 수 없는 영역에 대한 애틋한 ‘예감’이 내포되어 있다. 이제 여든을 바라보는 시인은 “이승과 저승을 가볍게 내왕”(「그림자놀이 1」)하며 ‘천 개의 손(千手)’으로 대상을 보고 매만지고 그것들과 조화를 이루고 소통하고자 한다. 수선 떨지 않고 죽음을 완강히 부인하지도 않으면서 “저곳에 대한 응답”마저도 담담하게 수신하고, 그것을 끝내 ‘시다운 시’로서 이어가고자 하는 ‘겸허’의 마음이 시집 곳곳에 드리워져 있다.

왼쪽 눈이 고장 나기 시작하더니 오른쪽 눈이 턱없이 밝아지기 시작했다 관음(觀音) 안경을 갈아 끼웠다 새로운 보행을 시작한 징조다 내 두 손은 민첩해졌다 그림자놀이를 시작했다 그림자놀이 천수(千手)를 두 개의 벽에 비추기 시작했다 두 개의 벽을 설치해놓았다 동영상이다 장차 천 개의 손들이 기대된다 이승의 벽과 저승의 벽을 내왕하기 시작했다 오른쪽 눈이 이승과 저승을 열었다 비로소 회사후소(繪事後素)다 우주 한 분이 하얗게 걸리셨어요
―「그림자놀이 1」 전문

회사후소(繪事後素)는 『논어』 팔일(八佾) 편에 나오는 공자의 말이다. “그림을 그리는 일은 흰 바탕이 있은 뒤에 할 일이다.” 이는 정진규 시인이 말하는 “새로운 보행”의 첫걸음이며, 반세기 시업을 통해 얻은 깨달음이라고 할 만하다. 해설을 쓴 전형철 시인은 이를 ‘새로운 귀환’이며 ‘운명적 귀환’이라고 말한다. “예술적, 시적 입장에서 보자면 하나의 원형적 초발심(初發心)으로의 귀환을 의미한다고 볼 수 있다. 본질을 차치하고 형식에 치우치게 된다면 그것은 진정한 시라고 볼 수 없다는 원론적인 인식이 작동하고 있는 것이다. 반세기 시업을 통해 시인이 다다른 깨달음 또한 이와 그 궤를 같이하고 있다. 시에 대한 근원, ‘시다운 시’의 그 태극과 조화에 대한 성찰이 시인의 새로운 믿음이 된 것이다.”(전형철 시인, 해설 「흰 바탕에 그리는 천 개의 그림자) 중에서)
“회사후소”에 이어 “우주 한 분이 하얗게 걸리셨어요”라고 고백하는 시인은 마치 우주의 실체를 본 듯하다. 그것은 그 무엇도 아니면서 모든 무엇인, 광활한 우주의 세계다. 그리고 시인은 천 개의 손을 가진 보살처럼 그 실체들에 대한 만남을 수행한다. 하지만 집착하지 않는다. 집착하지 않고 우주의 운행을 바라보는 자에게 시는 비로소 하나의 ‘놀이’가 되는 것이다. “시인은 시 쓰기 자체를 자신의 의지에 의해서가 아닌 시 자체에 의한 것이라 말한다. 이는 나와 대상의 분리적 인식이 아닌 불이(不二)의 정신에서 비롯된 것이다. 나라는 강력한 주체의 힘을 내려놓는 순간 시는 제 스스로 말하고, 움직이며 창조되는 활물(活物)이 되는 것이다.”(해설 「흰 바탕에 그리는 천 개의 그림자) 중에서)

■ 시인의 말

하이데거의 지적대로 ‘손’은 내 절대적 존재다. 내가 ‘시’를 쓰다 보면 내가 시를 쓰는 게 아니라 시가 시를 쓰게 하는 운동의 정체(正體)가 된다. 그 ‘나’와 시의 정체가 바로 나의 몸, ‘손’이다.
내 나이 여든을 바라보고 있다. 한계의 나이지만 탄력과 긴장을 잃지 않는 상태의 절대적 존재, 시다운 시에 응답할 수 있는 예감을 가지고 있다. 화자 우월성을 극복하고자 하는 평소 나의 화두에 충실코자 하는 그 자체다.
「그림자놀이 1」에 보면 나는 이제 이승과 저승에 가볍게 내왕하는 것으로 되어 있다. 드나드는 것으로 되어 있다. 그렇게 겁 없이 삶을 굴신자재(屈伸自在)하고 있다. 죄송하다. 두 개의 벽을 설치해 놓고 있다. 마침내 회사후소(繪事後素)다. 거기 “우주 한 분이 하얗게 걸리셨어요”라고 고백하고 있다. 거기 이승과 저승의 동영상을 내 천 개의 손이 비추는 것이 「그림자놀이」다. 솔직하게 고백한다. 이곳에 대한 응답만이 아니라, 저곳에 대한 응답도 나는 받고 있다. 내 손이 종전의 시를 쓸 때 받던 전율과 다른 응답을 받고 있다. 실체가 있는 「그림자놀이」를 하고 있다. 겸허의 뜻으로 속 그림자를 깊고 깊게 드리우고자 하였을 뿐 그 그림자는 날로 깊어가고 있음을 확인한다. 비로소 나는 소통의, 아포리아의 나이에 들어선 것일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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