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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무도 모르게 어른이 되어

아무도 모르게 어른이 되어

  • 박은정
  • |
  • 문학동네
  • |
  • 2015-03-30 출간
  • |
  • 130페이지
  • |
  • ISBN 9788954635233
★★★★★ 평점(10/10) | 리뷰(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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출판사서평

● 편집자의 책 소개


“안녕 소녀여 무슨 노래를 부르니 눈을 감고 릴리트요”
이방의 소녀가 부르는 경계의 시
―박은정 시집, 『아무도 모르게 어른이 되어』


1975년 부산에서 태어나, 2011년 『시인세계』신인상을 통해 등단한 시인 박은정이 첫 시집 『아무도 모르게 어른이 되어』를 펴낸다. 등단 당시 자신만의 목소리와 시적 공간을 창출할 줄 안다는 평을 받은 것처럼, 이번 시집에는 박은정만의 목소리와 시적 리듬으로 경계가 지워진 허공의 노래를 만들어내는 54편의 시가 묶여 있다.
박은정 시의 화자들은 한 곳에 머무르지 않는다. ‘소녀’의 모습으로 어른과 아이 사이를 넘나들기도 하고, ‘이방인’의 자세로 이곳과 저곳 사이를 넘나들기도 한다. 이 넘나듦 속에서 우리가 무심코 지나쳤던 소리들은 노래로 다시 돌아온다. 다름이라는 경계가 지워지고 대상들의 자리가 뒤섞이는 미묘한 지점을 향해 가겠다는 것, 그리하여 외면된 것들을 듣는 귀와 외면된 것들이 말하는 입을 모두 담아내는 몸이 되겠다는 것. 이것이 이방의 소녀가 하늘과 땅 사이의 공중을 뛰어다니며 부르는 시의 노래이다.

이방의 소녀
박은정 시의 화자들은 의도적으로 소녀의 모습을 앞세운다. 어린 목소리의 화자나 여성적인 목소리의 화자를 내세운 것은 그다지 특별한 일이 아닐 수 있다. 하지만 이러한 목소리에 박은정은 그만의 색을 덧입혀 새로운 시세계를 구축한다. 박은정이 입힌 색은 ‘이방인’이라는 색이다.
이방인은 그 이름에서부터 다름을 전제로 한다. 이방인은 우리에게서 배제된 자, 우리라는 집단에서 힘을 갖지 못한 자, 우리라는 소속에 참여하지 못하는 자이다. 같은 장소에 발을 디디고 있지만 그들은 이곳의 집단에 속하지 못한다. 여기서 박은정이 먼저 내세우는 목소리로 돌아가볼 필요가 있다. ‘여성’ 그리고 ‘어린아이’. 조금만 살펴보면 그들 모두 우리 안에서 이방인의 위치를 점하고 있는 자들임을 알 수 있다.

나고야,
너는 죽었니 살았니
스무 개의 입술이 너를 반복할 때
우리는 무엇도 간섭하지 않으며 땀을 흘리고

(……)

나고야,
아무도 모르게 어른이 되어
공중을 뛰면 발바닥이 아파왔지

어떤 부유의 밤에도
젖은 얼굴이 서럽지 않도록
―「나고야의 돌림노래」부분

“돌림노래”처럼 여성, 어린아이, 이방인은 서로를 얽어맨다. 박은정은 이곳과 저곳 모두에 속하지 못하여 “부유의 밤”을 떠도는 이방의 존재들을 여성의 목소리로 “젖은 얼굴”이 “서럽지 않도록” 보듬는다. 동시에 어린아이의 목소리로 그 슬픔을 “무엇도 간섭하지 않으며 땀을 흘리”듯 천진하게 가지고 논다. 이 속에서 이방의 소녀는 “생의 비극적이거나 빛나는 한 순간에 관한 이름이 아니라 내부에 감춰져 있지만 언제라도 발현할 수 있는 하나의 감각이 된다.”(장은석 해설, 「혼혈 소녀의 피아노」)

허공의 노래
이방의 소녀는 그 존재 자체가 우리와 다른 것이 아니다. 다만 우리와 다르게 대상을 대할 뿐이다. 박은정의 시가 세계를 대하는 방식도 그러하다. 박은정은 특유의 예민한 감각으로 “뜨거운 귀”를 열어젖혀 “점멸하는 사이렌 소리” “죽은 가수의 노랫소리” “귓바퀴를 돌던 물소리” “열매가 벌어지는 소리”처럼 순간으로 잊혀가는 소리들을 듣는다.

난청을 가진 아이는 어른이 되자
울 때마다 녹물을 흘리는 여자가 되었습니다

모든 소리가 녹이 슬어
혈관을 타고 흐르는 동안

나는 불협의 감정을 사랑하고
나는 병력의 감정을 사랑합니다

(……)

여자가 귀를 두드리면
허공의 낮과 밤이 흩어집니다

검붉은 말들이 울음 없이
벼랑을 내달립니다
―「녹물의 편애」부분

난청을 지닌 아이는 온전하지 않기에 다른 이들이 무심코 지나치던 소리를 들을 수 있다. 또 그렇기에 남들과는 다른 “녹물을 흘리는 여자”로 성장할 수밖에 없기도 하다. 이 고독한 성장을 시인은 슬퍼하거나 외면하지 않는다. 오히려 적극적으로 수용하며 스스로 주변부에 머무르고자 한다. 나아가 중심에서 벗어나기 위해 “내달”리며 노래하기까지 한다. 하여 소녀의 목소리는 처량하지도 쓸쓸하지도 않으며, 노래는 “낮과 밤이 흩어”지듯 경계를 허물어뜨리는 시의 순간들을 불러온다.

나는 너를 듣지 못한다 침묵의 서정을 알지 못한다 그러니 소녀여 무슨 노래를 부르니 눈을 감고 릴리트요 가만히 당신을 부르면 우리가 언제 이렇게 닮았던가요 당신이 울고 내가 웃고 이렇게 두 귀가 빨개지고 침이 고이고 안녕 소녀여 부디 벌려다오 너의 릴리트를 너를 부르면 기분이 이상하다 붉다 아니 달콤하다 너는 운명처럼 익지 않았다
―「벌려다오 너의 릴리트를」 부분

노래는 혼자 부를 수 있는 것이다. 그러나 다른 이와 같이 부를 수 있는 것이기도

목차

시인의 말

1부 빛들이 돌아선 밤을 불러들였네
대화의 방법
나고야의 돌림노래
고양이 무덤
피아노
풍등
노르웨이의 검은 황소
복화술사 하차투리안
아스파라거스로 만든 인형
대니 보이
불행의 접미사
미토콘드리아
나라야마
신비주의자들
꽃들은 어디에 있을까
드로잉
합창 시간
꼽추
이방의 사람

2부 우리에게도 아픈 전생이
풍경
사루비아
맹인의 발음
우리에게도 아픈 전생이
물의 호흡
조감도
물레 감는 그레첸
시리아 사람
유고
귀령(歸寧)
일요일의 미로
최초의 동행
윤색
목만 남은 자들
사탄의 운지법
벌려다오 너의 릴리트를
토카타
정글짐

3부 나는 무서워서 자꾸 사랑을 합니다
에스키스
마한델바움
태초에 우리는 배에서 만났네
누오피아
육식 소녀
아내의 과일
구두 수선공의 불면
봄밤의 연인들
긴 겨울
날마다 부적이 필요했다
하마르티아
라벨의 즈음
역류하는 밤으로
태몽
녹물의 편애
수련
올드 해그
르완다의 숲

해설 | 혼혈 소녀의 피아노
| 장은석(문학평론가)

저자소개

저자 : 박은정
저자 박은정은 1975년 부산에서 태어났다. 2011년 『시인세계』 신인상을 통해 등단했다.

도서소개

1975년 부산에서 태어나, 2011년 『시인세계』신인상을 통해 등단한 시인 박은정이 첫 시집 『아무도 모르게 어른이 되어』. 등단 당시 자신만의 목소리와 시적 공간을 창출할 줄 안다는 평을 받은 것처럼, 이번 시집에는 박은정만의 목소리와 시적 리듬으로 경계가 지워진 허공의 노래를 만들어내는 54편의 시가 묶여 있다.
● 편집자의 책 소개


“안녕 소녀여 무슨 노래를 부르니 눈을 감고 릴리트요”
이방의 소녀가 부르는 경계의 시
―박은정 시집, 『아무도 모르게 어른이 되어』


1975년 부산에서 태어나, 2011년 『시인세계』신인상을 통해 등단한 시인 박은정이 첫 시집 『아무도 모르게 어른이 되어』를 펴낸다. 등단 당시 자신만의 목소리와 시적 공간을 창출할 줄 안다는 평을 받은 것처럼, 이번 시집에는 박은정만의 목소리와 시적 리듬으로 경계가 지워진 허공의 노래를 만들어내는 54편의 시가 묶여 있다.
박은정 시의 화자들은 한 곳에 머무르지 않는다. ‘소녀’의 모습으로 어른과 아이 사이를 넘나들기도 하고, ‘이방인’의 자세로 이곳과 저곳 사이를 넘나들기도 한다. 이 넘나듦 속에서 우리가 무심코 지나쳤던 소리들은 노래로 다시 돌아온다. 다름이라는 경계가 지워지고 대상들의 자리가 뒤섞이는 미묘한 지점을 향해 가겠다는 것, 그리하여 외면된 것들을 듣는 귀와 외면된 것들이 말하는 입을 모두 담아내는 몸이 되겠다는 것. 이것이 이방의 소녀가 하늘과 땅 사이의 공중을 뛰어다니며 부르는 시의 노래이다.

이방의 소녀
박은정 시의 화자들은 의도적으로 소녀의 모습을 앞세운다. 어린 목소리의 화자나 여성적인 목소리의 화자를 내세운 것은 그다지 특별한 일이 아닐 수 있다. 하지만 이러한 목소리에 박은정은 그만의 색을 덧입혀 새로운 시세계를 구축한다. 박은정이 입힌 색은 ‘이방인’이라는 색이다.
이방인은 그 이름에서부터 다름을 전제로 한다. 이방인은 우리에게서 배제된 자, 우리라는 집단에서 힘을 갖지 못한 자, 우리라는 소속에 참여하지 못하는 자이다. 같은 장소에 발을 디디고 있지만 그들은 이곳의 집단에 속하지 못한다. 여기서 박은정이 먼저 내세우는 목소리로 돌아가볼 필요가 있다. ‘여성’ 그리고 ‘어린아이’. 조금만 살펴보면 그들 모두 우리 안에서 이방인의 위치를 점하고 있는 자들임을 알 수 있다.

나고야,
너는 죽었니 살았니
스무 개의 입술이 너를 반복할 때
우리는 무엇도 간섭하지 않으며 땀을 흘리고

(……)

나고야,
아무도 모르게 어른이 되어
공중을 뛰면 발바닥이 아파왔지

어떤 부유의 밤에도
젖은 얼굴이 서럽지 않도록
―「나고야의 돌림노래」부분

“돌림노래”처럼 여성, 어린아이, 이방인은 서로를 얽어맨다. 박은정은 이곳과 저곳 모두에 속하지 못하여 “부유의 밤”을 떠도는 이방의 존재들을 여성의 목소리로 “젖은 얼굴”이 “서럽지 않도록” 보듬는다. 동시에 어린아이의 목소리로 그 슬픔을 “무엇도 간섭하지 않으며 땀을 흘리”듯 천진하게 가지고 논다. 이 속에서 이방의 소녀는 “생의 비극적이거나 빛나는 한 순간에 관한 이름이 아니라 내부에 감춰져 있지만 언제라도 발현할 수 있는 하나의 감각이 된다.”(장은석 해설, 「혼혈 소녀의 피아노」)

허공의 노래
이방의 소녀는 그 존재 자체가 우리와 다른 것이 아니다. 다만 우리와 다르게 대상을 대할 뿐이다. 박은정의 시가 세계를 대하는 방식도 그러하다. 박은정은 특유의 예민한 감각으로 “뜨거운 귀”를 열어젖혀 “점멸하는 사이렌 소리” “죽은 가수의 노랫소리” “귓바퀴를 돌던 물소리” “열매가 벌어지는 소리”처럼 순간으로 잊혀가는 소리들을 듣는다.

난청을 가진 아이는 어른이 되자
울 때마다 녹물을 흘리는 여자가 되었습니다

모든 소리가 녹이 슬어
혈관을 타고 흐르는 동안

나는 불협의 감정을 사랑하고
나는 병력의 감정을 사랑합니다

(……)

여자가 귀를 두드리면
허공의 낮과 밤이 흩어집니다

검붉은 말들이 울음 없이
벼랑을 내달립니다
―「녹물의 편애」부분

난청을 지닌 아이는 온전하지 않기에 다른 이들이 무심코 지나치던 소리를 들을 수 있다. 또 그렇기에 남들과는 다른 “녹물을 흘리는 여자”로 성장할 수밖에 없기도 하다. 이 고독한 성장을 시인은 슬퍼하거나 외면하지 않는다. 오히려 적극적으로 수용하며 스스로 주변부에 머무르고자 한다. 나아가 중심에서 벗어나기 위해 “내달”리며 노래하기까지 한다. 하여 소녀의 목소리는 처량하지도 쓸쓸하지도 않으며, 노래는 “낮과 밤이 흩어”지듯 경계를 허물어뜨리는 시의 순간들을 불러온다.

나는 너를 듣지 못한다 침묵의 서정을 알지 못한다 그러니 소녀여 무슨 노래를 부르니 눈을 감고 릴리트요 가만히 당신을 부르면 우리가 언제 이렇게 닮았던가요 당신이 울고 내가 웃고 이렇게 두 귀가 빨개지고 침이 고이고 안녕 소녀여 부디 벌려다오 너의 릴리트를 너를 부르면 기분이 이상하다 붉다 아니 달콤하다 너는 운명처럼 익지 않았다
―「벌려다오 너의 릴리트를」 부분

노래는 혼자 부를 수 있는 것이다. 그러나 다른 이와 같이 부를 수 있는 것이기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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