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건, 사고와 같이 일이 잘못되는 것에 대한 우려로 인해 오늘날 안전은 대부분의 활동에 있어서 최우선사항이 되었다. 하지만 ‘우리 회사는 안전을 제일로 생각합니다’, ‘시민의 안전은 우리의 가장 큰 관심사입니다’와 같은 말을 우리는 얼마나 자주 듣는가?
이러한 태도는 전적으로 합리적이며, 80여 년 전 산업안전의 초기시대에는 그것으로도 충분했다. 그 당시는 기술과 산업이 상대적으로 단순했기 때문에 적어도 오늘날과 비교했을 때 안전에 대한 근거를 ‘발견과 개선’의 접근방법으로 두는 것이 타당했다. 그러나 세상은 그 이후 급격하게 변화했다. 한 가지 작은 예로 50년 전에 제안된 무어의 법칙을 생각할 수 있다. 오늘날 우리가 이용하는 기술과 편안한 삶을 지속시켜줄 수 있는 토대를 제공해 주는 산업과 서비스들은 단순하지 않고 복잡하다. 그러므로 안전은 받아들일 수 없는 피해로부터의 자유라고 생각하거나 어떤 일이 잘못되었을 때마다 반응함으로써 원인을 찾아 개선하는 정도로만 안전을 지키는 것은 더 이상 충분하지 않다.
21세기의 안전이란 ‘잘 되는 것’이 가능한 한 많은 조건으로 이해되어야 한다. 따라서 안전을 위한 노력의 목적은 단지 일이 잘못되는 것을 방지하기보다 ‘잘 되는 것’을 확인하는 것이다. 이 책에서 소개하고 있는 Safety I-II는 안전에 대한 새로운 접근 방법이다. 이 아이디어를 수용함으로써 안전은 방어적이기보다 생산적이 되며 비용이기보다 투자로 변할 것이다.
■ 출판사서평
저자 홀나겔 교수는 인적 안전에 관하여 세계 누구에게 물어도 첫 손에 꼽을 대학자이며 리더이다. 인적안전의 분야로 말하자면 그는 오직 옌스 라스무센, 제임스 리즌과 비견할 수 있을 사상적 리더이다. 기존의 틀을 깨고 새로운 생각을 주도해나가는 그는 2000년대 초부터 그는 미국 오하이오 대학의 인지공학자 데이빗 우즈 교수와 함께 레질리언스 공학의 근간을 형성하고 발전ㆍ보급시켜 왔다. 그것은 안전에 대한 우리의 개념을 역사적 왜곡으로부터 해방시켜 세상의 현상을 직시하게 하는 것이다.
새로운 틀이란 우리에게 새로운 것으로 보일 뿐 이상하거나 다른 것이 아니다. 그것은 보다 정상적인 것인데 그동안 가려졌다가 우리에게 늦게 발견된 것일 수 있다. 이 책이 소개하는 안전의 새로운 개념이 바로 그와 같은 것이다. 그러므로 이 책은 다분히 계몽서적의 성격을 가진다.
이 책은 결코 쉽게 읽히는 책이 아니다. 주제가 어려워서라기보다는 우리 자신도 틀에 갇혀 있기 때문이다. 그래서 저자가 어떤 새로운 말을 한다고 하면 우리는 그것이 별로 새롭지 않다고 생각한다. 이미 그 정도는 알고 있다고 생각한다. 그러다가도 그가 옛 틀을 비판하는 곳을 읽고서는 그것이 왜 그렇게 비판되어야 하는가 하고 의아해 한다. 그리고 옛 생각과 새 생각을 대비하면 우리는 그 사이에 어떤 큰 차이가 있는가하고 어리둥절해지기도 한다. 그런 불분명함이 바로 우리가 하나의 틀에 갇혀 있다는 증좌이다. 어쩌면 여러 번을 숙독하고 생각하고 하는 과정을 거쳐서야 우리는 이것이 사실상 아주 현실적인 문제이며, 뚜렷하고 중요한 착오를 바로잡는 계몽의 글이라는 것을 알 수 있게 될지 모른다. 그런 독자가 많이 나타나서 우리 사회의 안전 인식이 업그레이드되었으면 더 이상 바랄 것이 없을 것이다.
『안전 시리즈』
1. 안전 패러다임의 전환 I (Safety-I and Safety-II)
-Erik Hollnagel 지음 / 윤완철 감수 / 홍성현 옮김
2. 안전 패러다임의 전환 II (FRAM)
-Erik Hollnagel 지음 / 함동한 감수 / 홍성현 옮김
3. 안전 패러다임의 전환 III (Resilience Engineering in Practice)
-Erik Hollnagel 지음 / 함동한 감수 / 홍성현 옮김
4. 인적오류 (Human Error)
-小松原 明哲 지음 / 권창희 감수 / 홍성현 옮김